[70년 안보희생 동두천①]'전국 미군기지 최다'…연평균 5000억 손실

김도희 기자 2024. 1. 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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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공여지 동두천시 전체 면적 42.47% 차지
지역경제 파탄…개발 불가로 세수 연간 290억원 손실
재정자립도·경제활동참가율·고용률 경기도내 최하위
군사도시·기지촌 부정적 이미지만 떠안아
[동두천=뉴시스] 동두천 지역 내 미군공여지 현황. (사진=동두천시 제공) 2024.01.17 photo@newsis.com

[동두천=뉴시스] 김도희 기자 = 한국전쟁 당시부터 지난 70여 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했던 동두천시가 분노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 정부와 주한미군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통해 인천과 연천, 창원, 용산 등 약 29만㎡에 달하는 미군기지 반환에 합의했으나 동두천시는 제외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군공여지를 제공하면서 각종 개발사업도 하지 못한 채 연평균 수천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감당했던 동두천시는 군사도시와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안았다.

미군이 떠난 상권은 죽어가고 과거 도심의 활기는 찾아볼 수 없다. 재정자립도는 경기도 내 최하위를 기록하며 고통은 커져만 가고 있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미군기지 반환을 약속했으나 정작 개발할 수 있는 미군기지는 여전히 반환되지 않고 있으며 그 시기도 알 수 없다.

동두천시와 동두천시의회를 비롯해 시민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미군기지 즉각 반환과 특별법 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상황이다.

뉴시스는 동두천시의 미군 주둔 역사부터 공여지 미반환에 따른 피해를 비롯해 현재 상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국전쟁을 겪으며 대규모의 미군기지가 주둔했던 동두천시는 7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군 공여지를 반환받지 못한 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라크 파병과 평택 미군기지 이전으로 급격하게 주한미군이 빠져나가면서 지역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고, 군사도시와 기지촌이라는 이미지만 떠안으면서 홀로 각종 경제적 손실을 감당하는 상황이다.

18일 동두천시 등에 따르면 동두천에 미군이 처음 주둔하기 시작한 것은 1951년 7월부터다.

먼저 미 제24사단 휴양소가 2~3개월가량 동두천에 존재했고, 그 후 중남미계 부대인 미 제3사단 6연대가 1952년부터 1954년까지 주둔했다.

제7사단이 1952년부터 1971년 3월까지 약 20년간 동두천에 머물렀고, 7사단이 철수한 뒤 미 제2사단이 동두천으로 이동해 현재까지 2사단 예하 부대인 210포병여단과 순환부대가 남아있다.

동두천시에 주둔했던 미군기지는 모두 6개로 총면적만 40.63㎢에 이른다. 이는 동두천시 전체 면적 95.66㎢의 42.47%에 달하는 규모다.

총면적 40.63㎢ 중 23.31㎢(57%)는 반환됐으나, 여전히 17.42㎢(43%)는 반환받지 못했고 반환 시기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전국에 남은 미반환 기지는 모두 11개인데 이 중 4개가 동두천에 있으며 총면적 25.4㎢ 가운데 무려 69%를 동두천 미군기지가 차지하고 있다.

[동두천=뉴시스] 캠프 케이시 전경. (사진=동두천시 제공) 2024.01.17 photo@newsis.com

전국에서 동두천시가 가장 많은 땅을 미군 공여지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4년 이라크파병에 이어 평택으로 미군기지가 대규모로 이전하면서 미군에 의해 지탱됐던 지역 경제는 급속한 쇠퇴를 맞았다.

미군 주둔 인원은 2만명에서 4000명으로 감소했고, 인근 상가들의 휴·폐업이 줄줄이 이어지며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졌다.

각종 상점과 유흥가 등이 늘어서고 사람들로 북적였던 보산동 일대 상권은 현재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생기를 잃었다.

미군이 떠난 뒤 해당지역을 개발하고 싶어도 공여지 반환이 계속 미뤄지면서 동두천시의 지역경제는 그야말로 파탄에 이른 상태다.

동두천시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개발 기회비용 등을 포함해 연평균 5278억원의 지역경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 중 지방세수 손실 추계액만 연간 290억원에 달한다.

재정자립도는 2014년 17.3%에서 2022년 13.1%로 감소했고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경제활동참가율 57.3%, 고용률 55.5%로 경기도 시군 중 최하위에 속하는 반면 실업률은 3.1%로 가장 높은 처참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군사도시와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안게 됐고 10년 전 10만명에 육박했던 인구도 계속 감소해 8만 8600여명에 불과한 처지다.

국가안보를 위해 70년이 넘도록 희생해 왔던 동두천시는 이 같은 특별한 희생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정부를 무책임에 분노하고 있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정부의 외면과 차별적인 처사를 동두천시는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지역보다 동두천시는 미군 공여지 문제가 가장 시급한만큼 정부의 무책임하고도 무성의한 행태에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d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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