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티스푼 공사

이태희 기자 2024. 1. 18.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티스푼 공사'라는 말이 있다.

건설방식과 급전방식 등 수십 년째 오락가락 하는 모습이 티스푼 공사를 넘어 입방정 공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도로 공사는 사실상 티스푼 공사가 일상이다.

대전시는 더 이상 티스푼과 입으로만 공사하는 것이 아닌, 조속한 사업 추진으로 행·재정적 낭비를 막아야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2팀 이태희 기자

'티스푼 공사'라는 말이 있다.

공사가 마치 찻숟가락으로 땅을 파는 것처럼 하염없이 느리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본래 사업 지연이 허다한 철도 건설에만 국한됐지만, 최근엔 도로와 건물 등 각종 공사에서도 사용된다.

비슷한 말로는 '모종삽 공사', '이쑤시개 공사'도 있으며, 말로만 공사한다는 이른바 '입방정 공사'라는 용어도 종종 언급된다.

이같은 티스푼 공사는 전국 어느 곳에서나 발생하고 있지만, 느긋한 충청도식 정서와 맞닿아서 그런지 대전시는 유독 티스푼 공사와 깊은 연관을 지닌다.

대표적으로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 19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승인 이후 혼선을 거듭하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건설방식과 급전방식 등 수십 년째 오락가락 하는 모습이 티스푼 공사를 넘어 입방정 공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도로 공사는 사실상 티스푼 공사가 일상이다.

지난 2018년 첫 삽을 뜬 외삼-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는 2020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지적 재조사 사업에 따른 면적 변경 등 변경 사항과 실시계획 분할 측량 결과 및 부채 도로 설치계획 변경 등을 반영한 결과 2021년 12월 31일로 변경됐다. 이어 호남고속도로 연결 과정에서 지연돼 2024년 상반기로 연기됐고, 호남고속도로 교차 구간 지하화 추진에 2025년으로 또다시 미뤄졌다.

지난해 말 완공을 목적으로 한 국도 4호선 서대전IC-두계3가 도로확장 공사도 똑같다.

4년째 진행 중인 공사는 이제 겨우 절반 가량 진행됐고, 각종 지장물 이설 과정을 이유로 완공 시점이 내년 중순으로 조정됐다.

결국 수많은 티스푼 공사는 시민들의 피로감으로 이어지고, 교통 해소와 안전 확보 등의 명목으로 진행된 사업은 오히려 교통 체증과 사고를 야기하고 있다.

원래의 목적을 상실한 티스푼 공사는 행·재정적 낭비만 남게 된다.

대전시의 적극적인 행정만이 티스푼 공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대전시는 더 이상 티스푼과 입으로만 공사하는 것이 아닌, 조속한 사업 추진으로 행·재정적 낭비를 막아야 한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