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입주할 수 있을까요"… 데시앙 아파트 계약자들 불안
[편집자주]민영 방송사 SBS를 소유한 태영그룹의 모태 기업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태영건설이 올 4분기까지 상환해야 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채무를 지난해 11월 말 기준 3조6027억원으로 추산했다. 우발채무 9639억원 중에 6492억원(67.4%)은 첫 삽을 뜨지 못한 미착공 사업장의 빚이다. 공정률이 높은 현장은 태영건설이 공사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만 문제는 13곳에 달하는 미착공 사업장이다. 채권단의 동의로 태영건설은 오는 4월11일까지 채무 상환을 유예받아 당장 '빚의 압박'을 벗어나게 됐지만 이는 일시 조치일 뿐이다. 결국에는 총수 일가가 SBS와 지주회사인 티와이(TY)홀딩스의 주식을 담보로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 건설업체 올해 만기 도래 채권 '3.2조원'
(2) 물 들어올 때 노 저은 건설… 자본 초과 PF 보증 제동 없었나
(3) [르포] "입주할 수 있을까요"… 데시앙 아파트 계약자들 불안
━
태영건설 워크아웃 소식이 알려진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지난 9일 해당 단지의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시공사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인지 현장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게이트 앞의 신호수도, 현장을 드나드는 자재 트럭도 보이지 않았다. 공사장 바로 옆에 위치한 견본주택 밖에는 '잔여호실 계약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만 바람에 나부꼈다.
또 다른 계약자는 "입주 일정도 걱정이 되지만 태영건설이 공사를 계속할 경우 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가 가장 불안하다"고 말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 입주예정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건설 중인 '다산역 데시앙' 오피스텔은 지하 5층~지상 15층 36~84㎡ 주거형 오피스텔 531실과 상업시설로 이뤄져 있다. 지하철 8호선 다산역(예정)이 도보 5분 거리이고 북부간선도로 등 차량을 이용한 서울 진입이 편리해 2021년 분양 당시 평균 13.59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
하지만 사업장 현황에 따라 시공사 교체 등이 이뤄지는 경우 공사기간 연장과 입주 지연에 따른 피해는 불가피하다. 공사 지연으로 입주 시기가 조정되면 태영건설은 입주자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입주자모집공고상 입주예정일을 지키지 못한 시공사는 실제 입주일 이전에 납부한 입주금에 연체료율을 곱한 금액을 지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입주예정자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경기 과천시는 지난 4일 지식정보타운 '리오포레 데시앙' 입주예정자들과 태영건설, LH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이튿날 경남 창원시도 의창구 북면에 건설 중인 '감계 데시앙' 등의 입주예정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전담팀을 꾸리고 사업장별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닭 시장 평정하고 해상왕 꿈꾸는 하림 김홍국, 중동 불안에 '방긋' - 머니S
- "월급 주나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임박에 직원들 '속앓이' - 머니S
- "금전 문제로 자주 다퉈"… 외벌이 아내 살해 후 도주한 무직자 남편 - 머니S
- "죽고 싶다"… 현역 입대 피하려 연기한 30대 아이돌 '집유' - 머니S
- [Z시세] "MZ도 늙었다"… 새 소비주체로 떠오른 '잘파세대' - 머니S
- 통신업계, 갤럭시S24 고객 맞이 분주… 내게 맞는 혜택은 - 머니S
- "삼성전자, '갤럭시S24' SW 업데이트 7년 동안 지원" - 머니S
- 동작구 노량진2구역 '최고 45층' 개발 본격화 - 머니S
- 양극재 어닝쇼크… 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 실적 '빨간불' - 머니S
- 이재명·한동훈, 18일 나란히 저출산 공약 발표… 민심잡기 나서나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