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에 한국 주인공? 근데 이게 게임이야 애니야?
넷플릭스·티빙·왓챠 등 통해 공개 돼 인기
일본서 만든 韓 웹소설 원작 애니 시리즈
웹소설 인기에 웹툰으로…조회수 140억회
RPG 게임 설정에 이(異) 세계물 결합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시리즈'엔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하는 작품이 하나 있다. 순위권 내 작품이 대부분 한국 드라마인 상황에서 상위권에 애니메이션 시리즈 한 편이 들어가 있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지는데, 이 작품은 어쩐지 그 안을 들여다 봐도 이상하다. 일본어로 더빙된 것으로 보아 분명 일본 작품인 건 틀림 없는데 등장 인물은 전부 한국 이름을 쓴다. 성진우·차해인…? 아무튼 애니메이션 시리즈 '나 혼자만 레벨업'은 잘 모르고 보면 자꾸만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지만, 재미 하나만큼은 보장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에피소드는 단 2편. 두 개 에피소드로 뽑아내는 몰입갑은 이 작품이 어떻게 숱한 한국드라마를 제치고 4위에 올랐는지 이해하게 해준다.
'나 혼자만 레벨업'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무슨 뜬금 없는 얘기냐고 하겠지만, 사실이다. 웹소설, 특히 판타지 웹소설 좀 본다 하는 독자들에게 이 작품은 일종의 입문서. 추공 작가가 2016~2018년 카카오 페이지에 연재한 소설이 원작이다. 이 작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장성락·현군 작가가 웹툰으로 만들어 카카오 페이지에서 2021~2023년 연재했다. 웹툰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웹소설과 웹툰 통합 누적 조회수만 140억회를 넘길 정도였다. 작년엔 다울 작가가 스핀오프 '나 혼자만 레벨업:라그나로크'를 연재 중이다. 업계는 '나 혼자만 레벨업'을 이른바 슈퍼 IP(Intellectual Property)로 부른다. 이 IP가 이번엔 일본 애니메이션 시스템을 통한 한·일 협업으로 TV애니메이션 시리즈라는 다른 모습으로 탄생한 것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전형적인 이(異)세계물.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차원으로 이어지는 '게이트'가 열리고 마수들이 나타났다는 게 기본 설정이다. 마수와 함께 나타난 게 초인적인 힘을 가진 '헌터'들. 헌터들은 게이트 안의 던전을 공략해 마수를 처치하고 그 대가를 받아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이다. 헌터로서 능력은 타고나는 것으로 절대 변하지 않으며 최고 등급인 S부터 A·B·C·D 그리고 최하급인 E등급으로 이어지는데, 주인공 성진우는 E급 중에서도 최약체 헌터다. 그런데 이 성진우가 던전 안에서 죽음을 맞기 직전에 알 수 없는 퀘스트를 수락하게 되고 그 이후 레벨업을 하기 시작, 강력한 헌터로 거듭난다는 얘기를 그린다.
게임 문외한이거나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흐름에 관심 없는 이들이라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그러나 게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고 이세계를 그린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해 아는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말하자면 '나 혼자만 레벨업'은 '리니지' 같은 RPG게임과 '체인소맨' '주술회전' 같은 이세계 만화가 결합된 작품이라는 것. 40대 이상 시청자에게 '나 혼자만 레벨업'은 매우 높은 진입 장벽이 있는 애니메이션이겠지만, 게임과 애니에 익숙한 10~30대 남성에게 이 작품은 일상과 같은 작품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이세계를 그린 하나의 게임 스토리를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든 것과 같다는 얘기다.
'나 혼자만 레벨업' 2회 마지막 장면은 게임 속 장면과 유사하다. 죽음 직전에 놓인 성진우에게 '시크릿 퀘스트' 공지가 뜬다. "시크릿 퀘스트 무력한 자의 용기, 플레이어가 될 자격을 획득하셨습니다. 수락하지 않을 경우 0.02초 후 귀하의 심장이 정지합니다." 극 흐름상 당연히 성진우는 이 퀘스트 참여를 수락할 것이고, 앞으로 각종 미션을 해결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다른 헌터들과 달리 헌터 등급 레벨업을 할 것이다. 이건 유저가 RPG 게임 속에서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해 그걸 더 강력한 캐릭터로 키워나가는 과정과 똑같다. 한 마디로 '나 혼자만 레벨업'은 '보는 게임'이다. 롤드컵을 보는 게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과 같다면, 이 작품을 보는 건 스포츠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다.
'나 혼자만 레벨업' 속 설정들도 게임과 닮아 있다. 던전에 진입해 마수를 해치우고 그 마수에게서 나온 마석이 일종의 돈이 된다는 게 그렇다. 더 강력한 마수를 제거하면 그만큼 더 가치 있는 마석을 얻게 되고 마석을 통해 헌터 활동 장비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헌터들은 각각 소속·계약 된 길드가 있고, 던전으로 갈 때는 파티(party)로 부르는 그룹을 구성한다는 것도 게임과 유사하다. 앞으로 퀘스트를 깨나가야 하는 성진우의 능력치는 게임 캐릭터를 보는 것처럼 HP·MP·근력·지구력·민첩성 등과 같은 항목에 숫자로 표시가 될 것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시즌1은 총 12회다. 오는 21일 3회가 공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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