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용 “무너진 신뢰…금융판 히포크라테스 선서라도 만들어야”

김경렬 2024. 1. 1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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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원재료는 신뢰인데, 불완전판매는 그 신뢰를 깨는 것이다. 지속되면 상품을 판매할 방법이 없다."

성 교수는 "우리나라의 IMF 외환위기, 미국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은 금융회사의 비윤리적·불법적인 경영활동이 해당 금융회사의 경영위험을 넘어서 국가 전체의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대규모 불완전판매와 거액 금전사고 등과 같은 금융 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융 산업 종사자의 금융윤리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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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국 선임 교수 및 금융연수원 파견교수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에서 내년 상반기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홍콩지수 ELS 피해자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피해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의 원재료는 신뢰인데, 불완전판매는 그 신뢰를 깨는 것이다. 지속되면 상품을 판매할 방법이 없다."

성수용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최근 '대한민국 컴플라이언스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금융소비자의 신뢰가 깨지면서 은행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은행은 고객 예금으로 상품을 만든다.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 것처럼 금융사에는 일반 기업과 다른 높은 윤리의식이 필요하다"며 "금융윤리라는 중대 과제에 대한 재정립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완전판매 사례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키코사태는 3조4000억원, 저축은행 후순위채는 3조원, 동양그룹 기업어음(CP)는 1조3000억원 가량의 피해를 발생시켰다. 지난 2019년부터 발생한 라임, 옵티머스, 헤리티지, 디스커버리, 헬스케어 등 5개 펀드 등으로 피해본 금융소비자는 1만3000여명, 피해금액은 2조8845억원에 달한다.

성 교수는 "우리나라의 IMF 외환위기, 미국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은 금융회사의 비윤리적·불법적인 경영활동이 해당 금융회사의 경영위험을 넘어서 국가 전체의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대규모 불완전판매와 거액 금전사고 등과 같은 금융 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융 산업 종사자의 금융윤리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내부통제관련 규율이 형식적·절차적 의무로 인식될 뿐, 실제 영업을 담당하는 실무부서 관리자와 직원들의 의식과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며 "실제로 업무를 관장하는 임원들의 관련 업무에 대한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모든 임원들이 내부통제를 자신의 업무로 인식하도록 하는 등 근본적인 금융권의 내부통제 행태 변화를 유도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컴플라이언스협회는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정식 설립 인가를 받아 출범했다. 첫 행사의 1부에서는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이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조연설을 했고, 김은성 한국컴플라이언스 이사장의 '국내외 컴플라이언스 동향'을 발표했다. 2부에서는 김효석 국립환경인재개발원 원장이 환경 발제했고, 강병승 솔웍스ISO인증센터 대표가 ISO와 관련된 컴플라이언스 이슈에 대해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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