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에 하이엔드 가구를"… 리체 선구매후결제(BNPL) '대박'

황정원 기자 2024. 1. 1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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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초대석] 김홍규 리체 대표 "물건 먼저 받고 돈은 나중에 내세요"
창업 2년 만에 연 매출 200억원 육박… 올해 B2B 서비스 시작
선구매후결제(BNPL) 플랫폼 로마드가 하이엔드 가구를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를 공략했다. /사진=리체
'물건은 먼저 받고 돈은 나중에' 내는 BNPL(Buy Now Pay Later)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구매후결제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할부 결제 서비스는 얼핏 신용카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카드사는 신용등급과 소득에 따라 발급 기준이나 구매 한도가 다르다는 점, 할부 수수료와 이자율이 높다는 점에서 BNPL과 다르다. BNPL은 신용도와 크게 상관이 없고 별도의 이자나 수수료가 없는 경우가 많다.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한국에도 BNPL 서비스로 연간 매출 200억원을 바라보는 업체가 있다. 하이엔드 가구 판매 플랫폼 '로마드' 운영사 리체다.



'5만원이면 하이엔드 가구를' 입소문에 고속 성장


김홍규 리체 대표(사진·49)는 2020년 로마드를 처음 선보였다. 주력 제품으로 가구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며 하이엔드 가구에 대한 니즈가 많아졌지만 워낙 고가인 탓에 선뜻 구입하기 망설여진다는 점이 BNPL에 딱 들어맞았다.

서비스가 시작된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적은 비용으로 꿈의 가구를 득템하는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월 5만원 내외 장기 분납으로 하이엔드 제품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은 꽤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재구매율이 30%에 육박했고 TV 광고에 로마드 입점 제품이 등장한 뒤에는 그야말로 대박이 터졌다.

창업 2년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78억원을 기록했다. 개인뿐 아니라 카페, 병원 등 다양한 업종의 법인 사용자들이 초기 비용인 가구를 BNPL로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뛴 것이다.

"고가의 홈퍼니싱 제품에서 BNPL 잠재력이 가장 높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특히 사업자들은 고급 인테리어를 원하지만 당장 현금 흐름도 중요하기 때문에 니즈가 컸죠. 공식 수입업체 110여개사를 통해 245개 하이엔드 브랜드 제품을 입점시켰고 창업 첫해에 월 거래액 3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온라인 커머스의 한계를 파악해 고객 취향 맞춤형 상담이나 구매 과정에 세심한 편의를 제공한 전략도 잘 들어맞았다. 무엇보다 판매자나 구매자가 '윈-윈'하도록 편리하게 결제 솔루션을 설계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자동화된 BNPL 결제 플랫폼… "한국형 BNPL 표준화 이룰 것"


리체는 새해에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추가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리체가 선보이는 솔루션은 BNPL SaaS(Software as a Service)다. 접근이 용이하고 사용이 간편한 사업자 특화 웹 서비스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 제조사나 판매자가 BNPL 서비스를 통해 구매자에게 바로 연결되며 결제까지 연동할 수 있다. 접수 시스템이 모두 갖춰져 있으니 창업할 때 별도 시스템 투자가 필요 없는 셈이다.

"그동안 로마드로 커머스 서비스를 하면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편리한 결제 솔루션을 별도 개발했습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창업하고 자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거든요. 앞으로 고가 제품 판매뿐 아니라 초기 창업 비용 부담이 높은 프랜차이즈 사업자, 병의원에서도 분할 결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힐 예정입니다."

실제로 리체는 지난해 8월 '생활맥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데일리비어와 업무협약을 맺고 프랜차이즈 창업주에게 BNPL 서비스를 지원한 바 있다.

리체 BNPL의 가장 큰 장점은 프로세스 자동화다. 로마드는 현재 전체 프로세스의 약 70%를 자동화했다. 데이터 기반의 고도화된 서비스도 특징이다. 리스크 예측 모델을 통해 사전 계약 단계에서 위험성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모델을 갖고 있다. 앞으로 연체, 부정 구매 거절 등으로 데이터가 더 확대되면 악성 고객 비중을 최소화하면서 연체율 역시 개선될 것이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BNPL은 핀테크 서비스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과 경제 성숙도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성행하고 있지만 나라마다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우리는 한국형 BNPL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BNPL은 신용 등급이 낮은 서민층이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소액대출형이 주류를 이룬다. 리체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사업자가 주 대상이고 완납 전까지 제품의 소유권이 넘어가지 않는 등 여러 대비책을 갖추고 있다.

"리체 솔루션에서 구매 결정이 이뤄지면 전자계약으로 바로 이동해 정기수납까지 한 번에 진행됩니다. 고객의 결제 경험을 일원화하고 시장 모든 참여자에게 솔루션을 제공해 BNPL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고 생각합니다."

판매 채널을 넘어 산업 분야 전반에 종합 핀테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김 대표의 포부다. 리체는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현재 40억원을 유치했다.

▶김홍규 리체 대표 프로필
1975년 출생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졸업
리체 대표이사
前 애니파크(현 넷마블앤파크) 창업/대표이사
前 넷마블 신사업 및 개발총괄(CDO) 부사장
前 CJ게임즈 대표이사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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