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보름간 전국 10곳서 인기몰이… 당 지지율은 정체

“국민의힘은 서울시장과 대통령을 보유한 당입니다. 민주당과 달리 우리의 약속은 실천입니다. 반드시 승리해서, 서울과 대한민국 ‘동료 시민’의 미래를 위한 길을 찾아갑시다.”
‘팔도 사나이’로 불리며 전국을 순회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예식장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이같이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서울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구청장, 당협 관계자 등 약 2000명(국민의힘 추산)이 참석해 “한동훈”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행사를 끝으로 한 위원장의 시도당별 신년 인사회 참석 일정도 마무리됐다. 지난 2일 대전과 대구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보름간 이어진 일정이었다.
그는 방문하는 곳마다 개인적 일화 소개는 물론 부모님 고향까지 끌어오면서 ‘지역 맞춤형 메시지’를 내놨다. 보수 텃밭이지만 딱히 연고가 없는 대구·경북(TK) 에서는 ‘정치적 출생지’라는 표현을 썼고, 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에서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카드를 꺼냈다. 특히 부산·경남(PK)에선 1박 2일간 머물며 야구 사랑이 각별한 지역 민심을 겨냥해 롯데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인 ‘1992′ 셔츠를 입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취임한 한 위원장은 40여 차례의 공식 석상에서 윤석열 대통령 언급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신년회 순회 기간 중에도 ‘윤석열’을 내내 언급하지 않다가 마지막 서울시당 행사에서 “얼마 전 대통령께서 노후 아파트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을 약속했다”는 말로 처음 꺼냈다. 그 대신 ‘동료 여러분’이나 ‘동료 시민들’이라는 표현을 행사당 많게는 9번씩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방문하는 행사마다 지지자들의 셀카와 사인 요청 세례를 받으며 개인 지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렸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실시한 ‘장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위원장 지지도는 한 달 만에 6%포인트 뛴 22%로 올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23%)와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런 인기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30%대에 머물고, 정권 견제론은 50%를 웃도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풀리지 않는다. 당 지지율도 정체된 모습이다.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포함해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수립하는 핵심 숙제에 대해서는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며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나 정원 축소(250명)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야당으로부터 “지금 국민이 원하는 정치 개혁 대상 1순위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라고 역공당하는 이유다. 한 위원장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 후 기자들에게 “정치 개혁이 필요한 이유”라며 뇌물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민주당 노웅래 의원 사건을 길게 설명했지만, ‘김건희 여사 특별법’ 질문엔 “고위 당정은 그걸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한 위원장의 발언이 지지층은 열광시키지만 중도층으로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갤럽 조사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은 20%로 이 대표(21%)와 거의 같았다. ‘격차 해소’를 주요 정책 의제로 내세웠지만, 대학생 학비 감면이나 아파트 재건축 규제 완화 등 포퓰리즘성 공약을 제시했을 뿐 총선 승패가 걸린 수도권에서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당 관계자는 “팔도 사나이 타령과 셀카만으로는 총선에서 못 이긴다. 전국 순회도 끝났으니 대통령과 차별화된 ‘한동훈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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