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19] 지덕(至德)과 무덕(無德)
공자 핵심 개념이 덕(德), 공(公), 인(仁)이다. 여기에는 각각 ‘지극하다’는 뜻이 더해진 지덕(至德), 지공(至公), 지인(至仁)이 있다.
지인(至仁)이란 널리 백성들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요임금은 아들 단주(丹朱)가 있었지만 효도로 이름난 순(舜)을 찾아내 왕위를 넘겼다. 흔히 선위(禪位)라고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단주 한 사람은 손해를 보겠지만 만백성이 은택을 입게 된다. 조선 태종이 세자를 폐하고 뛰어난 자질의 충녕대군을 후사로 세운 것 또한 지인(至仁)이다.
지공(至公)은 강조점이 조금 다른 데에 있다. 즉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가장 뛰어난 인물을 찾아내 임금을 전하는 것이다. 요임금이나 순임금은 모두 이 같은 지공을 보였다. 반면에 우왕은 아들 계(啓)에게 전했으니 지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지덕(至德)은 무엇인가? ‘논어’ 태백편에 다양한 사례가 나온다. 한마디로 마음만 먹으면 임금이 될 수 있는데 진심으로 그것을 사양하는 사람을 지덕자(至德者)라고 했다. 태백이라는 사람은 동생인 계력의 아들 창(昌)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보고는 자리를 사양하고서 남쪽 나라로 가서 머리를 풀고 온몸에 문신을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말로 주나라 왕위에 뜻이 없음을 보인 것이다. 그 창이 바로 문왕(文王)이다. 그 또한 은나라 제후 3분의 2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은나라 주왕(紂王)을 치지 않았다. 그런 지덕이 쌓여 아들인 무왕이 마침내 주왕을 내쫓고 천자에 오를 수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이제라도 한 번쯤 이 대표는 덕(德)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는 양보는커녕 악다구니 같은 쟁취로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그 같은 무덕(無德)으로 대권을 차지하기는 어렵다. 지덕은 언감생심, 덕(德)이라도 실행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남 탓하지 말고 자기 탓부터 하고 언(言)과 행(行)의 차이를 좁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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