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휘젓는 배구 가문 막내딸
최근 한국 프로 배구에서는 신인들 무게감이 많이 떨어졌다. 주전을 꿰차기는커녕 백업 선수로라도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는 신인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남녀 신인왕 수상자들 역시 리그 정상급 활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올 시즌 데뷔해 소속 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자리매김한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여자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미들 블로커 김세빈(19). 그는 올 시즌 도로공사가 치른 24경기 중 23경기에 출전해 87세트 동안 코트를 누볐다. 지난해 10월 개막전이 유일하게 결장한 경기인데, 그때 그가 고등학교 졸업 전이라 한봄고 소속으로 전국체전에 출전해야 했다.
김세빈의 최대 장점은 ‘높이’다. 키 187㎝로 국내 미들 블로커 중 큰 키에 속한다. 블로킹 순위 7위(세트당 0.563개)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 박정아(31·페퍼저축은행), 정대영(43·GS칼텍스) 등 주요 선수들이 팀을 떠나 7팀 중 6위로 부진하지만, 정대영이 떠난 미들블로커 자리만큼은 김세빈이 공백을 제대로 메우고 있다.
그의 부모 모두 배구인이다. 아버지는 남자 배구 국가대표와 한국전력 감독 등을 지낸 김철수(54) 한국전력 단장이며, 어머니 역시 국가대표 배구 선수 출신 김남순(54)이다. 아버지 키가 189㎝, 어머니가 180㎝다. 아직 키가 더 클 여지도 있다. 김세빈은 아직 성장판이 닫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190㎝까지 크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빈은 올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GS칼텍스 세터 이윤신(19)이 경쟁자로 언급되지만, 주전이 아닌 교체 선수라서 김세빈을 뛰어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이윤신을 지도하는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지금까지 활약만 놓고 보면 냉정하게 김세빈이 신인왕을 받는 게 맞다”고 할 정도다.
배구 팬들 사랑도 듬뿍 받고 있다. 이달 27일 열리는 V리그 올스타전(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출전 명단에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것. 미들 블로커 부문 팬 투표에서 2만3000표를 받아 배유나(한국도로공사), 이다현(현대건설)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쳤다.
단점은 서브. 플로터(floater) 서브를 구사하는데 범실이 많다. 올 시즌 195번 서브 시도 중 에이스는 7개, 범실은 26개였다. 경기 중 서브 범실을 하고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도 보였다. 실수가 많으니 플레이가 위축되기도 한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세빈이가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것 같다. 그러면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없다”며 “멘털이 좋은 선수니 고쳐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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