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왼쪽 측면 수비수 ‘빨간불’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실점 빌미를 제공한 건 왼쪽 측면 수비수 이기제(33·수원)였다. 수비 대열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던 후반 6분 빠르게 전개된 바레인의 공격에서 이기제는 맡아야 할 상대 공격수를 놓쳤고, 골을 허용했다. 그전부터 위험 지역에서 공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여러 차례 실수를 했다. 장점이던 패스는 여러 번 어긋났다. 결국 이기제는 실점 직후 고개를 숙이고 벤치로 물러나야 했다.
바레인전을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멀티골에 힘입어 3대1로 이기긴 했지만, 이기제의 부진은 클린스만호 수비진에 장기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번 아시안컵 대표팀에서 전문 측면 수비수 자원은 4명뿐이다. 왼쪽은 이기제와 김진수(32·전북), 오른쪽은 설영우(26·울산), 김태환(35·전북)이다. 김진수는 부상 탓에 1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이기제는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왼쪽 측면에 약점을 노출했다. 바레인전에서는 양 측면에서 뛸 수 있는 설영우를 왼쪽으로 이동시키고 김태환을 벤치에서 내보내면서 급한 불을 껐다. 김진수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설영우가 경고 누적이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또 다른 방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경고 누적도 대표팀에 불안함을 안길 만한 요소다. 1차전 바레인전에서 한국은 손흥민(32·토트넘), 조규성(26·미트윌란), 박용우(31·알아인),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이기제 총 5명이 경고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4강에서야 경고가 소멸된다. 8강전까지 4경기 동안 다섯 명이 경고를 한번 더 받으면 그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경고에 대한 두려움 탓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전날 휴식을 취한 한국 대표팀은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20일 열리는 2차전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87위의 요르단. 한국(23위)보다 한 수 아래지만, 방심은 어렵다. 요르단은 앞선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130위)를 4대0으로 완파했다. 한국이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다른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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