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대표 코인 가보자”… ‘네카오’ 블록체인 동맹
국내 대표 IT 대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이 손을 맞잡는다. 카카오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클레이튼’과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핀시아’는 두 플랫폼의 생태계 통합을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2018년 출시된 두 플랫폼은 초기부터 네이버와 카카오의 대결 구도를 연상케 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하지만 클레이튼과 핀시아를 포함한 국산 블록체인 업계의 부진이 길어지자, ‘아시아 대표 블록체인’으로 거듭나겠다며 힘을 합친 것이다.
◇IT 공룡 코인의 동맹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자회사 크러스트가 운영하던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인프라 분야에선 아시아 1위로 평가 받으며,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사업자로 참가하기도 했다. 핀시아는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이 개발해온 블록체인으로, 과거 ‘라인 블록체인’에서 작년 3월 핀시아로 이름을 바꿨다. 아시아 최대 규모 블록체인 서비스인 NFT(대체 불가능 토큰) 장터를 갖고 있다. 두 생태계 모두 지금은 카카오와 라인이 아닌 자체 블록체인 재단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이번 통합은 따로 사업을 진행해온 두 블록체인 생태계를 완전히 합치는 절차다.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인프라, 서비스, 사용자, 커뮤니티 등을 한곳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두 생태계에서 사용하던 가상화폐도 모두 한 가지 토큰(PDT)으로 통합될 전망이다. 두 국가가 국민, 기반 시설, 문화 등을 합쳐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 새 통화를 발행하는 셈이다. 이들은 블록체인 생태계가 통합되면 아시아권에서 2억5000만명의 잠재 사용자, 460여 개의 서비스, 40여 개의 참여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 통합 확정은 2월 2일 클레이튼과 핀시아 참여자들의 투표를 거쳐 이뤄진다.
두 블록체인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국내 블록체인의 침체가 있다. 한국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가격은 코인 호황기였던 2021년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1월 기준 두 가상화폐 가격은 2년 전과 비교해 70~80% 떨어진 상황이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은 글로벌 생산의 34%, 가상화폐 거래액의 77%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시아 블록체인의 시가총액 비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투자 열기는 아시아가 높지만, 실제 사업이나 가상화폐의 가치는 모두 영미권이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두 재단은 이 같은 상황을 플랫폼 통합을 통해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는 등 블록체인 시장에 활기가 도는 가운데 통합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통합 발표 이후, 두 가상화폐의 시세는 10~20% 오르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 블록체인 주도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이번 통합을 통해 아시아권 전역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블록체인이 탄생할 것으로 본다. 카카오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 인프라를 갖춘 클레이튼과 일본, 대만, 태국 등에 라인 기반 네트워크를 갖춘 핀시아가 합쳐지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레이튼 측은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은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새로운 블록체인 인프라를 만들고, 가상화폐의 새로운 확장성과 유동성이 만들어지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블록체인 통합 과정에서 가상화폐 시세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빅테크가 만들어낸 플랫폼이 합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고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도 “통합 논의가 오가면서 시세나 거래량이 급등락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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