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57] As for me, I like the stock
‘어리석은 돈(Dumb money)’이란 월스트리트에서 개인 투자자를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개인 투자자는 거대한 헤지 펀드와 달리 감정과 소문에 근거해 뛰어드는 경향이 있어 기관들은 그런 개인들이 베팅한 돈을 손쉽게 수확한다. 영화 ‘덤 머니(Dumb money∙2024∙사진)’는 2021년에 ‘게임스톱’ 주식을 두고 발생했던 개인 투자자와 헤지 펀드의 전쟁을 유쾌하게 그린 실화 영화다.
주가가 떨어지는 것에 베팅하는 것을 공매도라고 한다. 헤지 펀드들은 체질이 허약한 회사에 거액을 공매도하여 주가를 더욱 떨어뜨리고 이득을 취한다. 그 사이 그 회사는 파산하거나 재기 불능 수준으로 몰락하고 그 주식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 헤지 펀드 ‘멜빈 캐피털’의 대표 게이브 플롯킨(세스 로건 분)과 몇몇 대형 헤지 펀드가 ‘게임스톱’이란 회사에 거액을 공매도하지만 인터넷 주식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키스 길(폴 다노 분)은 공매도량이 과하게 많은 것을 지적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를 독려한다.
결국 그동안 공매도에 시달리며 당하기만 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키스 길을 중심으로 궐기하여 드디어 개인 투자자 대 헤지 펀드의 전쟁이 막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키스 길은 유명인이 되고 그의 입버릇은 이 캠페인의 캐치프레이즈가 된다. “난 그 주식이 좋아요(I like the stock).”
개인과 거대 기관의 싸움은 예상을 뒤엎고 하루하루 치열한 공방을 이어간다. 심지어 궁지에 몰린 기관들은 반칙을 도모하여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를 부르고 만다. 역사상 전례 없는 싸움에 당황한 정부는 청문회를 열기에 이르렀고 사건 관계자로 이 청문회에 소환된 키스 길은 전 국민 앞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는 말을 던진다. “어쩌겠어요. 난 그 주식이 좋은데(As for me, I like the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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