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더 똑똑해진 삼성 ‘갤럭시S24’… 실시간 통화 통역하고 디지털 줌 화질 개선

인터넷 연결 없이 실시간 통역 가능
문자메시지부터 카카오톡·라인까지 번역 지원
사진 내 그림자 지우고 슬로우 모션 영상 생성
화면 더 밝아지고 티타늄으로 내구성 높여
갤럭시S24 울트라 ‘플랫 디스플레이’로 전환
갤럭시S24·갤럭시S24 플러스 가격 동결, 울트라는 200만원 넘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17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갤럭시S24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새너제이=윤진우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을 이식한 첫 번째 AI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인터넷 연결 없이 실시간 통화 통역이 가능하고 한글로 문자를 보내면 자동으로 영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번역돼 전송된다. AI 기능이 들어간 프로비주얼 엔진은 카메라 촬영 및 편집 성능을 개선했다.

◇ AI가 통역해 상대방에 전달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을 열고 갤럭시S24·S24 플러스·S24 울트라를 공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번에 탑재된 갤럭시 AI는 사용자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현존하는 스마트폰 최초로 온디바이스 AI(갤럭시 AI)와 생성형 AI가 탑재됐다. 개인정보 등 민감한 정보는 유출 위험이 없는 갤럭시 AI를 활용하고,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서비스는 생성형 AI로 처리한다. 전화 앱에 기본으로 탑재된 통역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양방향 통역이 가능하다. 영어를 몰라도 미국인과, 독일어를 몰라도 독일인과 실시간으로 통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방법은 간단하다.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고 ‘콜 어시스턴트-실시간 통역’을 차례로 누르면 된다. 상대방의 언어는 자동으로 설정되고, 사용자의 언어는 한국어, 중국어, 태국어 등 13개 언어 중 선택하면 된다. 미국에 있는 식당에 전화를 걸어 한국어로 예약할 수 있고, 스페인어를 쓰는 택시기사에게 전화해 차량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갤럭시 AI를 통한 실시간 통역은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하는 만큼 끊김 없는 대화가 가능하다. 통역하는 데 짧게는 0.5초에서 길게는 1~2초의 대기시간이 걸리는 클라우드 기반 통역 서비스와 차이가 있다.

◇ AI로 ‘카카오톡·라인’ 실시간 번역까지

삼성 키보드에도 실시간 번역 기능이 탑재됐다. 영어로 온 문자메시지가 자동으로 한글로 번역되고, 한글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베트남어로 번역돼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이런 기능은 문자를 넘어 국내외 주요 모바일 메신저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갤럭시S24 시리즈를 쓰면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서도 실시간 번역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수신인에 따라 메시지의 톤을 적절하게 제안하는 기능도 있다. 가령 ‘밥 먹자’를 입력하면 ‘같이 식사하시겠습니까’ ‘밥 먹으러 갈까요’ ‘밥 먹으러 고고’ 등 다양한 문구가 자동으로 나온다. 같은 문구라도 공손한 느낌으로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 경우나 SNS(소셜미디어)에 댓글을 다는 경우 등 상대방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표현을 선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갤럭시S24 시리즈에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을 처음으로 탑재했다. 웹서핑을 하거나 SNS, 유튜브 시청 중 검색이 필요할 경우 다른 앱으로 넘어가지 않고 화면 내에 원을 그리면 쉽고 빠르게 구글 검색을 지원한다.

가령 SNS에 올라온 지인의 사진촬영 위치를 알고 싶으면 홈버튼을 길게 누른 후 이미지에 보여지는 장소에 원을 그리면 이미지 아래에 장소명, 위치, 역사 등 정보가 뜬다.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면 검색 창에 후속 질문을 넣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령 덕수궁 돌담길 정보가 나올 때 ‘덕수궁 입장료’를 추가로 넣으면 관련 정보가 나오는 식이다.

◇ AI가 디지털 줌 화질 개선… 광학 줌 수준 고화질 제공

카메라 성능도 AI로 더 강력해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에 AI 기반 프로비주얼 엔진을 탑재했다. 줌 기능과 나이토그래피(선명한 야간 사진 촬영 기능)에서 더 좋은 화질의 사진과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줌 기능의 경우 2배, 3배, 5배, 10배 줌을 고화질로 제공하는 쿼드 텔레 시스템을 탑재했다. 전작인 갤럭시S23에는 5배 줌 대신 10배 줌에 1000만화소 광학 렌즈를 탑재했는데, 갤럭시S24에는 5000만화소 5배 줌에 광학 렌즈를 탑재하는 대신 AI 기술로 디지털 줌 화질을 개선해 10배 줌에서도 광학 수준의 고화질을 제공한다.

촬영물에 대한 편집 기능에도 AI 기능이 더해졌다. AI 기반 편집은 AI가 사진을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편집 도구를 제안한다. 사진에 그림자가 강하게 생겼거나 빛 반사가 심한 경우 자동으로 관련 기능을 제안해 빠르고 쉽게 편집할 수 있다. 생성형 편집은 기울어진 사진을 자를 때 배경화면이 부족한 경우 AI가 잘려나간 피사체의 일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채워준다.

영상 감상에서도 AI 기능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일반 촬영 영상에 ‘인스턴트 슬로모’ 기능을 적용하면 AI가 자동으로 슬로우 모션 재생 효과를 제공한다. AI가 영상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피사체의 움직임에 기반한 새로운 프레임을 추가로 생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픽=손민균

◇ 더 밝아지고 더 빨라진 하드웨어 성능… 갤럭시S24 울트라 200만원 넘어

AI 기능과 함께 하드웨어적인 변화도 있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디스플레이는 최대 2600니트로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밝다.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는 비전 부스터를 통해 강한 햇빛 아래서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전면 디스플레이에는 코닝 고릴라 아머를 적용해 일반 유리 대비 빛 반사율을 최대 75% 줄였다.

갤럭시S24 울트라는 AI 사용성 극대화를 위해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3세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해 더 빨라졌다. 갤럭시 시리즈 중 처음으로 티타늄 소재를 단말기 프레임에 적용했다. 내구성은 물론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모서리가 휘어진 엣지 디스플레이 대신 플랫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그립감과 필기감(S펜 사용)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한국시각)부터 갤럭시S24 시리즈를 전 세계에 출시한다. 가격은 갤럭시S24·갤럭시S24 플러스 256기가바이트(GB) 용량은 전작과 같다. 각각 115만5000원, 135만3000원이다. 다만 512GB 용량의 갤럭시S24·갤럭시S24 플러스는 전작 대비 2만2000원씩 비싸졌다. 갤럭시S23 울트라는 전작보다 9만9000~16만5000원 올랐다. 256GB 169만8400원, 512GB 184만1400원, 1테라바이트(TB) 212만7400원이다. 1TB는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삼성닷컴’ 등에서만 판매한다. 처음으로 200만원이 넘는 S시리즈가 탄생한 셈이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국내 사전 판매는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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