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후티 반군 '국제테러리스트'로 재지정…"공격 중단시 재검토"(종합)
미국내 자산동결·거래차단…후티 반군 "공격 계속될 것" 고수
(워싱턴·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김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홍해에서 민간 상선과 군함 등을 공격해 온 예멘의 친(親)이란세력 후티 반군의 자금줄을 차단하고 공격 중단을 압박하기 위해 테러 단체로 재지정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정부가 행정명령 13224호를 근거로 후티 반군을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고위당국자는 후티 반군이 홍해와 아덴만에서 민간 상선과 미군 함정 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왔다며 "이런 공격은 테러리즘의 교과서적인 정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후티 반군이 국제 해상 운송을 겨냥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 등 테러 활동을 중단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테러단체 지정시 미국 내 개인이나 기업은 후티 반군에 어떤 종류의 지원도 제공할 수 없다. 이는 무기뿐 아니라 통신장비와 시설, 교통, 훈련, 금융 등 각종 서비스를 포함한다.
후티 반군 구성원이 미국에 입국하는 것도 금지되고 미국 금융 기관은 후티 반군과 관련한 모든 자금을 동결해야 한다.
앞서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예멘 남부 아덴공항 폭탄 공격 등 테러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임기 마지막 날인 2021년 1월19일자로 후티를 SDGT와 외국테러단체(FTO)로 지정했다.
그러나 유엔과 구호단체 등은 후티가 예멘의 큰 부분을 장악한 상태에서 테러단체 지정으로 예멘 주민에 구호품을 지원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이에 동의한 바이든 행정부는 같은해 2월16일 SDGT와 FTO 지정을 둘 다 해제했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후티 반군에 대한 FTO 재지정도 검토했지만, 이번에는 SDGT 지정만 발표했다.
이 당국자는 FTO를 제외하고 SDGT로만 재지정한 데 대해 "인도적 지원을 개척하고 보호하는 측면에서 우리가 가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나은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호단체와 예멘 주민이 대비하고 인도적 지원을 가능하게 할 포괄적인 허가를 발급할 시간을 벌기 위해 SDGT 지정은 앞으로 30일 후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예멘 주민을 위한 식량, 의약품, 연료 공급은 제재 대상이 아니라면서 "우리는 예멘의 심각한 인도적 상황을 인식하고 있으며 예멘 주민이 제재 때문에 볼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여러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지를 선언하고, 지난해 11월부터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해 왔다. 지난 16일에도 이스라엘로 향하던 그리스 소유 화물선을 미사일로 직접 타격했다.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레바논 헤즈볼라·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 활동의 일환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저항의 축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광범위하게 대응하고 있다.
또 다른 고위당국자는 "우리는 가능한 한 이란의 악의적인 영향력에 계속 대응하고 (이를) 무력화할 것이다. 이란에서 벗어나는 선택은 이제 후티 반군의 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다만 선박 등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면 미국은 지정 해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지정은 후티 반군에 대한 테러 자금 지원을 방해하고, 그들의 금융 시장 접근을 더욱 제한하며, 그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중요한 도구"라며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 공격을 중단한다면 미국은 즉시 이 지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예멘 국민들이 후티 반군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선 안 된다"며 이번 테러단체 지정이 30일 후부터 시행될 것이며 식량·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은 제재 조치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대로 미국은 우리 국민과 국제 교역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후티 반군은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 측 대변인인 무함마드 압둘살람은 미국 정부의 테러단체로 재지정이 자신들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선박과 이스라엘을 향해 가는 선박의 아라비아해,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를 막기 위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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