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시론] 내빈들의 지각은 멋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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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다양한 행사의 오프닝을 맡으면서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내빈들의 지각이다.
하나의 행사를 위해 투입되는 인력, 시간,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내빈들의 지각은 이 모든 투입 자본에 대한 무례한 행동으로 비친다.
너무 일찍 도착하는 것 역시 준비하는 입장에서 불편하고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겠지만 한 시간을 넘게 지각하는 행위는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고 이를테면 피가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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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 늦을 수 있겠지만
내빈은 약속을 더 잘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가진 사람들…
큰 약속 지킨다고 믿을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다양한 행사의 오프닝을 맡으면서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내빈들의 지각이다.
내빈들이 도착해야 행사가 시작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이다. 행사의 시작을 함께하면서 경험해 보니 내빈들의 지각은 마치 ‘국룰’처럼 여겨진다. 사실 너무 일찍 오시는 것 보다 정시에 오시거나 살짝 늦는 것이 도움이 되긴 한다. 준비해야 할 것도 진행하는 상황도 있으니 어쩌면 10분 정도의 지각은 예의이고 배려로 느껴지는데, 때로는 30분을 넘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까지 지각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내빈들은 공식적인 초대를 받을 만큼 사회적 지위가 높고 훌륭한 분들이시기에 그로 인한 바쁜 스케줄도 이해가 된다. 때에 따라 교통 상황 등으로 지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각 행위가 불문율로 자리 잡는다는 사실은 참으로 씁쓸하다. 하나의 행사를 위해 투입되는 인력, 시간,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내빈들의 지각은 이 모든 투입 자본에 대한 무례한 행동으로 비친다. 처음부터 응하지 말든가 예고를 하든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이와 관련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 아래 반응이 뜨거운 댓글 중 하나에 이런 말도 있다. ‘내빈들 특, 꼭 지각함.’ 이런 상황이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맞는 걸까? 게다가 내빈의 지위가 높을수록 그 지각 행위는 일방적이고 권력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너무 일찍 도착하는 것 역시 준비하는 입장에서 불편하고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겠지만 한 시간을 넘게 지각하는 행위는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고 이를테면 피가 마른다. 심지어 한두명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몇백명이 그들을 기다린다.
정해진 시간을 지키는 것은 약속의 중요한 부분이자 예의다. 상대방이 정해진 시간을 어기고 약속을 하찮게 여긴다면, 상대방의 기분은 어떨까? 기분은 쌓인다. 그리고 쌓인 기분은 감정으로 이어진다. 지위나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언제나 당연히 그들의 지각을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요즘은 행사에 가면 누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지를 관찰한다. 바쁘고 한가한 것을 떠나 그 사람이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바빠서 늦을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 내빈은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고 ‘약속’을 더 잘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다.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지각은 멋이 아니다. 작아도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작은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데 큰 약속은 잘 지킨다고 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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