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병원서 잇단 난동…검 “응급의료인 폭행 엄정 대응”

도의사회, 정부 대책 부실 지적
“야간근무 등 지방서 더 큰 피해”
구급대원 포함 특별법 적용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한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어 결국 대검도 ‘응급 의료인 대상 폭력 범죄에 엄정 대응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번엔 춘천의 한 병원에서 흉기를 들고 병원 복도에서 흡연을하다 의료진을 위협하기도 했다.

17일 오전 2시 21분쯤 춘천 낙원동에 위치한 병원에서 A(56)씨가 원무과 직원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협박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병원 로비에서 흡연을 하던 중 B씨에게 제지당하자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진정시키기 위해 병실까지 동행했지만 흉기를 놓지 않아 결국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하면서 퇴원조치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예전에도 위험한 물건을 들고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이번일도 그렇고 대부분 야간에 벌어지다보니 야간 근무자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6일에는 머리를 다쳐 강릉의 한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게 컴퓨터단층촬영(CT)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의사가 내놓자, 만취한 보호자가 “촌놈들이 무슨 CT”라며 폭언을 쏟아내고 주먹을 휘두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의료진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응급 진료실을 떠난 상태로, 상해 진단과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뒤 해당 보호자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강원도의사회도 성명을 통해 “매번 응급 의료기관에서 폭행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진료실의 비상벨처럼 유명무실하다”며 “이 같은 폭력은 의료기관의 규모가 작고 인력이 부족한 지방으로 갈수록 더 큰 피해로 이어진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폭행 범죄가 이어지자 결국 검찰은 17일 응급 의료인을 상대로 한 폭력 범죄에 엄정 대응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특히 검찰은 범죄 가해자에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소방기본법 등 법정형이 중한 특별법을 일반 형법상 폭행, 상해보다 우선 적용해 원칙적으로 정식 기소할 방침이다. 특별법은 일반 형법상 폭행·상해보다 형량이 무겁고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형량을 줄일 수 없도록 특례 조항도 마련돼있다. 해당 지침은 구조·구급 대원도 포함된다. 강원도내 한 의사는 “의료인력에 대한 위협은 결국 치료를 받는 도민들의 건강까지 위협받는 일”이라며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의료업계 종사하려는 인적자원이 이탈할 수 밖에 없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재훈·박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