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뛰어든 남성…만취 익사인 줄 알았는데? 드러난 진실
[앵커]
석 달 전, 경남 거제의 한 바닷가에서는 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바다에 빠져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자칫 단순 익사로 끝날 뻔한 이 사고, 경찰이 두 달 넘게 조사한 결과, 폭행과 강요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옷을 벗은 한 남성이 위태롭게 바닷가 난간을 넘습니다.
난간을 넘어선 뒤에는 수심 5m 바다 속으로 들어갑니다.
40~50대 남성 3명이 함께 술을 마시다 일어난 일입니다.
술에 취한 채 바다에 들어간 50대 남성 2명 가운데 1명은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숨졌습니다.
단순 익사로 보였던 이 사고, 사망자의 눈에 생긴 멍을 보고 의심한 경찰이 두 달 넘게 수사한 결과, 의외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일행이던 40대 남성이 다른 두 명에게 바다에 들어가라고 강요했다는 겁니다.
[50대 협박 피해자/음성변조 : "둘이 수영하라라고 들어가라 했습니다. 언제 두들겨 맞을지 모르니까, 말 안 들으면 막 두들겨 맞으니까…."]
6년 전, 부산의 한 고시원에서 만난 이들은 일행 중 가장 어린 40대 남성의 폭행에 시달렸습니다.
피해자는 경찰에, '서열'을 가린다며 서로 싸우게 하는 등 잇단 가혹 행위로 119에 실려 간 일도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빼앗긴 돈도 1,700여만 원입니다.
[전진모/창원해양경찰서 형사계장 : "(피해자들의) 기초생활 수급비, 또 모자라서 막노동까지 시킵니다. 그 막노동 일당까지 다 빼앗기는 상황이었습니다."]
가해 40대 남성은 피해자의 돈을 쓴 사실은 있지만 강요에 의한 치사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른바 '가스라이팅'으로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이 남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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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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