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무 복귀하자마자 ‘피습 음모론’ 부추긴 이재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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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최고위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음모론 제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당대표가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외려 자극하고 있으니 참으로 무책임하다.
이 대표가 달라지지 않으면 민주당이 총선에서 민심의 매운 맛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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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의도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음모론을 통해 ‘개딸’ 등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대표직을 공고히 하고 4·10 총선에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이 피습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하면서 음모론 확산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부산 경찰과 총리실 산하 대테러종합상황실이 피습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며 고발을 준비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그제 국회에서는 ‘당대표 정치테러 은폐 수사 규탄대회’를 열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사건이 ‘민주당의 자작극’, ‘대통령 음모론’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바로 경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따지겠다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단독 소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도 했다. 말 따로 행동 따로다. 민주당 내에서도 음모론 제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당대표가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외려 자극하고 있으니 참으로 무책임하다.
이 대표가 할 일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음모론 등 정쟁을 부추기는 게 아니다.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의 탈당 행렬에 제동을 걸고 한데 묶는 통합 행보에 나서는 일이다. 이 대표가 병실에 누워 있는 사이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해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 3명이 당을 떠났다. 청년 당원 1000명도 탈당을 선언했다. 선거제를 어떻게 정할지도 조속히 결론을 내야 한다. 민주당은 47석의 비례대표 의석 배분 방식을 2020년 총선 때처럼 준연동형으로 할지 과거처럼 병립형으로 할지 아직도 좌고우면하고 있다. 이 대표가 달라지지 않으면 민주당이 총선에서 민심의 매운 맛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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