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대책 없는 총선용 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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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가 감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전 정부처럼 '퍼주기 재정'은 없다던 공약은 온데간데없다.
감세 정책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계속되고 있다.
금투세 폐지 같은 정책은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도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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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가 감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전 정부처럼 ‘퍼주기 재정’은 없다던 공약은 온데간데없다. 재정이 부족해 나눠줄 돈이 없으니, 거둬들이는 돈을 줄여주는 식이다. 나라 곳간은 뒷전으로 밀렸고, 재정준칙 법제화도 먼 이야기가 돼버렸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경제정책은 정치의 종속변수로 전락했다.
윤 대통령은 특유의 화법으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1961년 도입된 부담금 제도는 3년마다 개별부담금의 존치 필요성을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존재 이유가 없다면 폐지나 정비하도록 하고 있지만, 20년 넘은 부담금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국회나 정부에서 부담금 폐지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남아있는 부담금 중 상당수는 시장과 업계에서 주요 재원으로 작동한다. ‘재검토 대상 1순위’로 꼽히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도 마찬가지다. 이 부담금은 영화발전기금의 주요 재원으로, 한국영화의 기획 개발과 창작 진흥, 작은영화관 운영, 독립·예술영화 제작 등에 쓰였다. ‘한류’의 토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내에서도 실제 폐지할 수 있는 부담금이 많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부담금이 뚜렷한 목표를 지닌 데다 법 개정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당장 야당은 “총선용 퍼주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부담금 축소는 나라살림에도 타격이다. 부담금은 중앙정부의 기금과 특별회계, 지자체와 공공기관 수입에 귀속되는데 이 돈이 줄면 그만큼 재정에서 메워야 할 부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65조원에 달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규모를 고려하면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감세 정책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을 밝혔다. 뿐만 아니다. 다주택자 중과세 철폐,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연장 등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벌써부터 올해 세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국세 수입액을 정부 예상치인 367조4000억원보다 6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는 올해 최소 10조원 규모의 ‘세수펑크’를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들 정책이 ‘용산발 주문’이라는 데 있다. 금투세 폐지 같은 정책은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도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이번 부담금 재검토와 관련해서 한 경제관료는 “관계 부처와 논의는 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고 있다는 우려다. ‘저성장 늪’ 앞에 서 있는 우리 경제에 정치가 또 다른 ‘하방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안용성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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