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2023년은 왜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되었나
CO2·온실기체 농도 늘어나
전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 불러
2024년도 위기… 기록 깨질 수도
최근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은 과학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난 170여년 동안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되었던 2016년에 비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이 0.2도 상승했다. 지난 7년간 전 지구 평균 기온값의 순위를 보여주는 그래프의 가장 앞에 자리 잡았던 2016년은 그 불명예(?)를 2023년에 넘겨주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2023년 전국 평균 기온은 13.7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연 평균 기온으로 종전 1위였던 2016년 기록(13.4도)보다 0.3도나 높았다.
엘니뇨 이외에 어떤 현상이 2023년 가장 높은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에 기여했을까? 흥미롭게도 전 지구 대기의 오염 농도 감소로 인한 지표면의 복사(輻射) 에너지 흡수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제시됐다. 전 지구적으로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신재생 에너지 및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은 대기 중 오염 물질의 농도 감소를 가져오고 있다. 이는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 복사 에너지를 포함하는 복사 에너지의 양을 증가시키고 있는데 실제 인공 위성 자료에서도 이와 같은 신호가 2020년대 들어와서 직접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의 새로운 규제로 선박에서 방출되는 황산염 계통의 오염이 줄기 시작하면서 황산 입자의 역할로 생성되는 햇빛 반사도가 높은 구름의 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햇빛 반사도가 높은 구름의 양이 줄어들면 지표면이 흡수하는 태양 복사 에너지가 증가하고 이것은 전 지구 평균 기온을 상승시키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2023년의 기록적인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에 대기 중 오염 물질의 농도 감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참고로 1980년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최초로 알린 미국 나사(NASA)의 제임스 한센 박사는 2023년 발표한 논문에서 대기 중 오염 물질의 억제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은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 전 지구적으로 감축하기로 계획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줄여야만 실제적인 기온 상승 억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2024년 1월 현재 여전히 엘니뇨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올해에도 특단의 감축이 없다면 계속 증가할 것이며 대기 중 오염 물질의 농도 또한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무엇보다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2024년 전 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과 더불어 이상 기상 및 극단 기상의 발생 측면에서도 매우 우려된다. 2023년이 전 지구 평균 기온값 1위의 불명예를 빠르게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예상욱 한양대 ERICA 교수 기후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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