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매를 앓던 80대 아버지와 15년 동안 아버지를 돌봐온 50대 아들이 같은 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간병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아버지를 살해한 뒤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차 한 대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고, 구급차가 뒤따릅니다.
50대 남성 A 씨가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오전 8시 20분쯤입니다.
출근하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숨진 A 씨의 옷에서는 주소가 적힌 신분증과 함께 치매를 앓는 아버지에 관한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A 씨 집을 찾아간 경찰은 안방에서 80대 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A 씨는 심한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15년 넘게 함께 살며 간병해온 거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간병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A 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 : 요양병원에 가면 (환자들이) 그래도 사람은 구별하잖아요. 근데 그 구별도 잘 못하는 거 같더라고요. (아버지를) 모시고 나오면서 부축도 하고, 말도 공손하게 하고 참 잘하더라고요.]
고령화에 따라 간병 부담이 늘어나면서 비슷한 비극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뇌 병변 장애 1급인 아들을 간호하다 살해한 60대 아버지가 구속기소 되기도 했습니다.
[정형선 /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YTN 뉴스Q 출연) : 우선 비용 문제죠. 최근에는 (하루에) 10만 원을 훌쩍 넘어서 12만 원, 이것저것 다 포함해서 15만 원까지도 들어가는 그런 상황이라 보통 부담이 아닌 거죠.]
정부가 중증환자 전담 병실 도입과 요양병원 간병 지원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현장의 부담을 덜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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