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제 문책성 교체 아냐…김민재처럼 옐로카드 관리 차원”
“중요한 건 다음 경기…기제 믿어”
선발 명단에 큰 변화 없을 전망
황희찬·김진수 복귀는 불분명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믿음과 자율의 축구’일 것 같다. 클린스만 감독이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부진했던 왼쪽 풀백 이기제(33·수원)를 앞으로도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희찬(28·울버햄프턴), 김진수(32·전북) 등 주축 선수들이 다쳤지만 부상 선수들을 끌고 가는 것도 토너먼트의 일부라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17일 훈련에 앞서 만난 클린스만 감독의 얼굴에는 늘 그렇듯 여유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높은 관심 속에 취재진 질문이 이어졌고, 1차전 바레인전에서 실점 빌미를 제공하고 후반 이른 시간 교체된 이기제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초반부터 무더기 옐로카드가 쏟아져 관리가 필요했다면서 센터백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의 후반 교체도 이기제 교체와 같은 맥락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기제 교체가 문책성이 아님을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는 우리가 그를 믿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바레인전은 이미 지나갔다”고 말했다. 같은 포지션 김진수가 부상으로 출전 시기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당분간 이기제를 선발로 중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을 비판하고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중요한 건 다음 경기다. 이기제는 최고 프로 선수, 집중력이 뛰어난 선수라 문제 될 게 없다”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전 경기에서도 선발 명단, 베스트 일레븐을 잘 바꾸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도 선발 명단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리라 전망된다. 김지수(20·브렌트퍼드), 양현준(22·셀틱) 등 이번에 새롭게 뽑힌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접전 상황에서는 경험이 많은 선수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
최강 전력을 구축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황희찬, 김진수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항상 몇명은 조금씩 다친다. 그들을 계속 끌고 가는 것도 토너먼트의 일부”라고만 답했다.
황희찬과 김진수는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황희찬의 정확한 몸 상태를 묻는 말에 클린스만 감독은 “건강하냐, 실제 경기장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별개 문제”라며 “매일 직접 대화하면서 상태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바레인전 이후 선수들에게 하루 동안 자율 휴식 시간을 주며 재충전할 기회를 마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토너먼트가 열리는 한 달 동안 선수들에게 자유 시간을 주고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50명에서 55명 정도가 호텔에서 매일 함께 지내다 보면 조금 무거워질 수 있다. 선수 가족들도 드나들고 있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앞으로 맞붙을 요르단, 말레이시아 경기를 직접 봤고, 방심할 수 없는 상대라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오는 20일 오전 2시30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사실상 조 1위를 놓고 요르단과 대결한다. 요르단은 말레이시아를 4-0으로 완파해 바레인을 3-1로 꺾은 한국보다 골 득실에서 앞서 E조 1위에 올라 있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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