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이식 선구자’ 로이 칸 박사 별세
면역억제제 상용화 등 업적 굵직
장기 이식 수술 보편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영국 외과의사 로이 칸 박사가 지난 6일(현지시간) 향년 93세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칸 박사는 은퇴 후 머물던 영국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심장 질환으로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30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면역반응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1950년대부터 관련 연구를 주도하며 장기 이식 수술 창시에 기여했다. 그는 돼지, 개 등의 장기 이식 실험을 이어갔고, 1954년 처음으로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신장 이식에 성공했다. 1968년 유럽 최초로 간 이식 수술에 성공했으며, 1986년에는 동료 의사 존 월워크와 함께 세계 최초로 한 환자에게 심장, 폐, 간을 이식하는 데도 성공했다. 1994년에는 세계 최초로 한 환자에게 소장, 간, 췌장, 신장을 함께 이식하는 수술도 해냈다.
고인은 장기 이식 수술의 필수 약물인 면역억제제 시클로스포린을 처음 상용화하기도 했다. 시클로스포린이 장기 이식 수술에 쓰이면서 신장 이식 환자의 1년 이상 생존율이 50%에서 80%로 올랐다. 그는 1965년부터 1998년까지 케임브리지대 의과 교수로 일했다. 70대의 나이에도 이식 수술을 집도했으며, 80대에 들어서는 당뇨병 유전자 치료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고인은 의학계에 기여한 공로로 1986년 기사 작위를 받았고, 2012년 토머스 스타즐 박사와 함께 장기 이식 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노벨상 다음으로 권위 있는 의학계 상인 래스커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생전 그림 그리기를 즐겼다. 자신이 치료한 환자의 초상화를 직접 그려 집과 사무실 벽에 걸어 장식하는 취미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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