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써도 알아봐"…'시민덕희' 염혜란, 뒤늦게 이뤘지만 대박 터졌다 (종합)[인터뷰]

김보라 2024. 1. 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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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요즘엔 모자를 쓰고 나가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다. 제 목소리를 듣고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더라.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많이 알아보시고 좋아해 주신다.”

배우 염혜란(47)은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에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개인적으로 베트남에 갔다. (숙소에서) ‘이 방을 계속 쓰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방을 업그레이드해줬다. (베트남의 숙소 측에서)  ‘염혜란씨를 환영한다’고 하더라. 저를 아느냐고 물어보니,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과 ‘마스크걸’ 얘기를 하셨다. 알고 보니 베트남에서 ‘경이로운 소문’이 시청률 1위를 했더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아진 인기를 실감한 적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염혜란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2019)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후 ‘경이로운 소문1’(2020), ‘더 글로리’(2022), ‘경이로운 소문2’(2023), 그리고 ‘마스크걸’(2023)까지 일상적이면서도 독특한 캐릭터를 부지런히 그려왔다.

이에 “제가 작품 보는 눈만 높아지는 거 같다.(웃음) 어떤 작품은 하고 싶은 마음에 끌려도 전작 속 캐릭터, 전작의 느낌과 비슷할 때가 있어서 하기가 좀 그럴 때도 있다. 작품 선택을 할 때 늘 고민을 하고 있다”고 출연을 결정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염혜란은 “작품을 할 때마다 부담감은 늘 있다. (캐릭터와 서사로서) 보는 사람을 설득시켜야 하니까 스트레스는 있다”라며 “모든 작품이 다 잘 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성적과는 별개로 제가 한 모든 작품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염혜란은 국문과 출신으로 대학 시절,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커 2000년 연극무대에 서며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배우를 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근데 제가 처음부터 배우가 되고자 했던 사람은 아니고 늦게 시작했다. 어릴 때 평범한 사람이라 배우가 될지 몰랐다. 자신도 없었다. 저처럼 뒤늦게 꿈을 꾸시는 분들에게 제가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늦게 시작했지만 그래도 장점은 있다. 제가 더 젊었을 때 좋은 작품들을 했다면 멘탈이 흔들렸을 거 같다. 늦게 시작해서 더 간절했다. 뒤늦게 들어섰지만 그래도 좋은 점은 있다.”

지난해 겨울 정지영 감독의 영화 ‘소년들’(2023)로 관객들을 만난 염혜란은 이달 24일 신작 ‘시민덕희’로 극장을 찾는다.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씨제스스튜디오·페이지원필름㈜)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 염혜란은 덕희의 세탁공장 동료 봉림 역을 맡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개봉 시기를 고심하다, 올해 드디어 관객을 만나게 됐다.

이날 염혜란은 “주인공 덕희의 친구들이 매력적이었다. 봉림은 덕희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인물이다. 그래도 현실적인 문제로 선뜻 중국에 가지 못 한다. 고려할 게 많은 사람이라 그렇다. 그래서 휴가를 어떻게 내고 중국에 갈 것인지에 대해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다. 떠나는 모습부터 현상금에 관한 얘기까지 현실성을 주기 위해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눈 것이다. 다른 어떤 것보다 봉림의 출발에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캐릭터를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평범한 인물이어도 염혜란을 거치면 새롭게 재탄생한다. 힘을 툭 털어버렸지만, 화면 속 그녀의 존재감은 여전한 힘을 품고 있다.

“보이스피싱을 단순히 소재로만 다루지 않았다는 게 좋았다”는 염혜란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만난다는 게 좋았다. 그게 보이스피싱을 다룬 다른 영화와 달리 신선하지 않나 싶다. 또한 덕희가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현실에서) 말 못한 피해자들이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짚었다.

라미란(48)과 극중 친구로 분한 염혜란은 “한 번 만난 배우를 다른 작품에서 재회하기 어렵다. 이번에 친구 역할이라 언니와 호흡할 게 많았다”며 “미란언니 옆에서 어떻게 연기하는지 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였다. 언니에게 많이 배웠다. 친구 역할 말고도 앞으로 또 다른 역할로 만나고 싶다. 라미란-염혜란 라임이 맞는다.(웃음) 우린 ‘쌍란’”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염혜란은 이어 “언니가 주인공으로서 우뚝 서 있는데, 저보다 앞서 그 길을 걸었기에 듣고 싶은 얘기가 많았다. 고충도 듣고 싶었다. 저보다 앞서 그 길을 갔다는 것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며 “언니는 먹는 것에 비해 마른 체질이다. 먹는 것에 비해서 살이 안 찐다. ‘이렇게 말랐다?’고 싶더라”고 말했다.

염혜란과 라미란이 영화 ‘걸캅스’(2019)에 이어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시민덕희’는 이달 24일 개봉한다.

염혜란은 “찍은 지 오래돼서 개봉을 너무 기다려왔는데 드디어 개봉하게 됐다. 보신 분들은 ‘오래 전에 찍은 거 같지 않다’고 하시더라.(웃음) 다행이다 싶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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