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울면서 1루에 나가고 그랬으니까…” KIA 31세 잠수함이 다시 태어난다? 타자도 우완도 NO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릴 때 울면서 1루에 나가고 그랬으니까…”
KIA 타이거즈 잠수함 임기영(31)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사이드암으로 던지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태어나면 타자는 안 하고 싶은데 오른손으로도 던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17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솔직한 얘기를 털어놨다.
임기영은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다. 야구 용품과 같이 있었다. 중학교 때 처음엔 위로 던졌다. 그러다 한게임 부진했고, 그 다음 대회에 팔을 내렸다. 그때부터 잘 던졌고, 성적이 나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반면 임기영은 “타자는 아예 소질 없었다. 공 맞는 것도 무서워했고. 캐치볼은 지금도 위로 던진다. 마운드 올라가면 옆으로 던지고. 그런데 초등학교 감독님이 사이드암을 추천했다. 그렇게 던지는 게 편했다 그때는”이라고 했다.
다시 태어나면 어떤 야구선수일까. 임기영은 웃으며 “다시 태어나도 투수다. 어릴 때 데드볼(사구) 맞은 기억이 너무 커서 맞고 울면서 1루에 나가고 그랬으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왼손으로도 한번 던져보고 싶다”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했고, 팔을 내리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를 거쳐 군 복무를 마치고 KIA 타이거즈에서 선발투수로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또 새로운 인생이 열렸다. 2023시즌에는 5선발 경쟁서 여의치 않자 자연스럽게 불펜으로 변신했다. 처음엔 롱릴리프도 겸했으나 언젠가부터 메인 셋업맨이 됐다.
임기영은 “군대 갔다 온 뒤가 전환점이었다. 어릴 때는 ‘나중에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있었고 옛날엔 1군 올라가면 2군 내려가는 게 무서워서 못 던졌다. 군대 갔다 와서 ‘(2군에)내려가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다”라고 했다.
그 여파가 2023시즌을 강타했다. 임기영은 64경기서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급기야 투수 고과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불펜도 할 수 있구나. 선발이랑 중간 둘 다 되는구나, 그런 생각이 많았다. 시즌 들어갈 때부터 중간도 된다는 생각에 ‘내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까, 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크게 아픈데도 없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찾을 때 항상 마운드에 올라 던졌다. 막판에 페이스가 좀 떨어진 것 빼고는 좋았다”라고 했다.
그립을 바꿔 대성공한 체인지업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낙차가 커지면서 ‘마구’로 통했다. 고영표(KT 위즈)급 위력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임기영은 “체인지업이란 나를 있게 해준, 제일 자신 있는 구종이다. 체인지업이 없었다면 진짜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임기영은 처음으로 제대로 선발로 던진 2017년과 생애 첫 완봉승(2017년 6월7일 한화전 9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내가 이만큼 변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한화전 선발이 지금도 한화에서 제일 친한 (이)태양이 형이었다. 지기 싫었다”라고 했다.
임기영은 KIA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17년 우승이었다. 내 야구인생 첫 우승이었다. 그리고 2019년 시작하자마자 부상 입고 힘들었다. 옆구리가 찢어지고 성적도 안 나왔다. 그래도 KIA가 제일 고마운 팀이다. 아무 것도 아닌 나를 데려와서 지금까지 이렇게 있는 걸 보면 제일 좋은 팀이다”라고 했다.
끝으로 임기영은 “매년 팬들에게 ‘높이 올라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못 지켜서 죄송하다. 9월 말, 10월에 제일 중요할 때 내가 못해서 넘어간 경기가 많았는데, 2024년엔 그런 경기를 많이 줄이고 가을야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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