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음 커지는 부동산 PF 부실…대형건설사 5곳 우발채무 우려
미착공 사업장 등 불안 요소 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롯데건설과 GS건설 등 5개 건설사의 우발채무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용평가사 나이스신용평가는 17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으로 시장의 관심이 커진 건설사 5곳(롯데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코오롱글로벌·HL디앤아이한라)의 PF 우발채무 현황, 사업진행 상황, 그룹 지원 여력 등을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우발채무는 향후 일정한 조건이 발생했을 때 부채가 될 수 있는 채무를 말한다.
보고서를 보면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5조4000억원이었다. 2022년 말(6조8000억원)보다는 1조4000억원이 줄었지만 자기자본 2조7000억원(지난해 3분기 기준)의 2배이고 절대 규모도 분석 대상 기업 중 가장 크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4실장은 “브리지론의 본PF 전환으로 우발채무를 얼마나 감축하는지가 신용도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3조2000억원으로 자기자본 4조5000억원(지난해 3분기 기준)의 0.7배였다. 우발채무의 57%(1조8000억원)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으로 대부분 착공 전이거나 분양 개시 전 사업장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조원인 만큼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해 인천 검단 사고로 쌓은 대규모 충당금으로 재무부담이 높아졌다.
보고서는 “올 1월 말에서 2월 초로 예상되는 행정처분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PF 우발채무 차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의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조1000억원으로 자기자본(3조원)의 0.7배였다. 2021년 말(4조원)보다 1조9000억원이 줄었다. 올 상반기에 있을 2022년 광주 화정사고 행정처분 결과가 변수로 꼽힌다.
코오롱글로벌의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약 1조5000억원이었다. 자기자본 대비 비율이 분석 대상 중 가장 높은 2.6배이다. 미착공 사업장 규모가 6100억원으로 대전 봉명동 주상복합과 선화동 주상복합 3차 사업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두 사업장 모두 올해 착공과 분양 예정이라 본PF 전환과 분양 실적에 따라 우발채무 규모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해 말 PF 우발채무가 2100억원으로 자기자본(4100억원)의 절반(0.5배) 수준이었다. 대부분이 착공 전 사업장이다. 수도권 비중이 높고 600억원의 만기가 2026년 말에나 도래하는 만큼 우발채무 부담은 크지 않지만 부채비율(329.5%)과 차입금의존도(46.9%)가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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