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우려에도 소방당국은 소극적…6월까지 복구하면 OK?
[KBS 제주] [앵커]
다중이용시설이 있고 규모가 큰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 소방 시설이 고장 난 상태인데도, 서귀포시가 정비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안전 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문제가 된 시설이 시민 안전과 직결된 소방설비인데, 소방당국의 대응도 소극적이었습니다.
강탁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 지하 전기실에서 소방시설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도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그리고 3주 뒤, 서귀포소방서는 자동소화설비를 조속히 정비해달라고 서귀포시에 협조 공문을 보냅니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정비 예산 7억 원을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 KBS 취재가 시작되자 그동안 협조 공문 한 장만 보내고 지켜보던 서귀포소방서가 현장 점검을 벌였습니다.
월드컵경기장 소방시설 고장을 인지한 지 다섯 달만으로 이번에는 경기장 소방시설 작동을 정상화하라는 조치 명령서를 서귀포시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즉시 조치가 아니라 복구 소요 기간만 다섯 달을 줬습니다.
[고민호/서귀포소방서 예방조사팀장 : "현장 확인을 했으나 시설 복구 지연으로 인해서 전문업체에 의뢰해서 최단기간을 산정하여 조치 명령서를 발부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까지는 전기실 소화설비가 고장 난 채로 경기장이 운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추경에 정비 예산이 조기에 편성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소방시설 고장이 확인된 지난해 8월부터 현장을 점검해, 곧바로 복구 조치 명령서를 보냈다면 월드컵경기장의 소방 시설 정비는 해를 넘기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박경환/한국소방기술사회 회장 : "즉시 조치, 즉시 정상 상태로 복귀하라고 일반적으로 하고 있고요, 5개월간의 시간을 두고 다시 조치하라고 하는 이러한 행위는 상당히 안전을 도외시한, 느슨한 행정조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KBS 취재결과 지난해 10월, 만 2천여 명이 운집하는 서귀포 케이팝 공연을 앞두고 서귀포시가 주관하는 안전 정책 점검회의가 열렸지만, 월드컵경기장의 전기실 소방설비 고장 사실은 논의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강탁균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한창희
강탁균 기자 (takta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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