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영광 흐리는 사이버렉카·암표...직접 나서는 아티스트들 [MK이슈]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ji.seunghun@mk.co.kr) 2024. 1. 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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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렉카와 소송에서 이긴 아이브 장원영. 사진ㅣ스타투데이 DB
K컬쳐 내에서도 K팝의 영향력과 그 인기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에 따른 불법적인 행태들도 함께 성행하면서 아티스트를 포함한 K팝 산업을 멍들게 하고 있다.

17일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사이버 렉카 중 하나인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인 A씨를 상대로 낸 1억 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소송에서 변론하지 않아 원고 장원영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탈덕수용소’는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로 심각한 명예훼손을 하고 아티스트에게 심각한 고통을 줬다”며 A씨에 대해 민형사 소송과 해외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는 ‘탈덕수용소’와 비슷하게 높은 조회수만을 목표로 허위 사실을 지어내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 채널들이 무분별하게 생겨났다. 이에 많은 유명인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으며 대중으로 하여금 진실과 거짓을 헷갈려 하게끔 만든다. ‘사이버 렉카’란 교통사고에 몰려드는 렉카차(견인차)들처럼 연예인 등 유명인에게 일어난 이슈를 악의적으로 편집하거나 짜집기한 영상으로 이목을 끌고 돈벌이를 하는 유튜버들을 말한다.

이런 영상들이 비일비재 하면서 마치 사실인마냥 아티스트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가요관계자는 “사이버 렉카 채널들에 대한 법적 처벌 수위가 높아져야 한다. 또 유튜브 플랫폼 안에서도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채널의 무분별한 아티스트 콘텐츠 영상 제작을 수시로 걸러내는 작업을 해야한다고 본다. 피해는 온전히 아티스트의 몫”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이돌 가수뿐만 아니라 높은 연령대의 팬들이 많은 트롯 가수들도 숱한 루머에 휘말리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인기 트롯 가수 B씨의 불륜설’, ‘인기 아이돌그룹 C양의 과거’라며 시선을 끄는 제목으로 낚시성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다. K팝을 이끌고 완성해나가는 이들을 상대로 벌이는 일인만큼 산업 생태계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셈이다.

콘서트 암표 피해를 본 임영웅, 아이유. 사진ㅣ물고기뮤직, 스타투데이 DB
이뿐만 아니다.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을 더 비싼값에 팔아넘기는 암표상의 불법적인 행태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30대 C씨는 사기 등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가수 아이유, 임영웅 등 콘서트 티켓 판매 허위글을 올려 피해자 31명으로부터 약 6억 원에 달하는 범죄수익을 챙겼다.

암표는 아티스트를 넘어 궁극적으로 K팝 산업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준다. 공연 제작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매겨진 정식 티켓 값의 수십배를 얹어 파는 행위는 굉장한 범죄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10만 원의 티켓을 40만 원에 주고 관람하게 된다면 4번 볼 공연을 1번 밖에 못보는 셈이다. 이는 관객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에게도 손해인 결과”라고 꼬집었다.

암표 거래를 제재하는 법 역시 미비한 게 국내 현실이다. 오프라인 암표 판매 경우만 경범죄에 해당돼 가벼운 벌금형에 그친다. 온라인의 경우에는 더욱 잡아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아티스트가 직접 나서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가수 성시경은 지난해 연말 콘서트 공연이 매진된 가운데 암표 발생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소속사 직원이 직접 팔찌를 채워주는 방식을 채택했으며 더 나아가 그의 매니저가 암표상과 직접 거래해 검거하는 일도 불사했다. 윤하도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구매한 티켓은 취소 및 환불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하게 못박았다. 심지어 가수 장범준은 암표가 발견되자 모든 티켓 예매를 취소시키며 공평한 방법을 찾아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듯 K팝이 국내를 넘어 세계화가 되면서 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려는 불순한 세력들이 많아지고 있다. 산업이 더욱 확대되고 아티스트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범죄도 더 다양해지고 과감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업계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강력한 처벌과 제재가 필요한 때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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