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화물선 밑에 마약을?”…역추적 나섰지만 ‘미궁’
[앵커]
어제(16일) 부산항에 들어온 대형 화물선 아래에서 코카인으로 추정되는 마약이 발견됐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해경이 밀반입 경로를 추적하고 있는데, 단서가 거의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바다에 뛰어드는 해경 잠수대원들.
선박 아래로 접근하자 철망으로 가린 구멍이 보입니다.
바닷물이 드나드는 해수 유입구입니다.
코카인 의심 물질 100kg이 든 상자는 이 구멍 안에 줄로 묶여 있었습니다.
["와서 좀 도와주세요."]
상자를 처음 발견한 건 선사 측 잠수부.
부산신항에서 선박 바닥을 검사하다 찾아낸 거였습니다.
[선사 관계자/음성변조 : "정기적으로 선저(선박 바닥) 검사나 이런 것들을 검사를 하다가 의심쩍은 화물이 보여서..."]
그동안 해경이 적발한 마약 사건은 화물에 숨긴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선박 아래 마약을 붙인 건 이례적인 수법입니다.
마약이 발견된 곳은 '시 체스트'라고 부르는 선박의 해수 유입구입니다.
평형수나 냉각수와 같이 배에 필요한 바닷물이 드나드는 통로로 평소에는 물 아래 잠겨있어 물 바깥쪽에선 보이지가 않습니다.
화물에 숨긴 마약과 달리, 해수면 아래에서 붙여놓은 마약은 추적도 쉽지 않습니다.
누가, 어디서, 언제 숨겼는지 추정할 단서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출발지인 브라질에서 선박 검사를 한 후에 숨겼거나 기항지인 싱가포르, 홍콩에서 범행했을 거로 추측할 뿐입니다.
[김성욱/남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계장 : "혐의가 어느 정도 확인이 되면 일단 조사는 들어가는데, 모든 선박을 입항할 때마다 다 체크할 수는 없는 현실이거든요."]
마약이 발견된 선박의 선원들은 마약 간이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와, 간단한 조사를 받고 일단 출항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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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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