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년 경제성장률 5.2% ‘선방’
올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5.2%를 기록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부동산 시장 침체와 수출 부진, 더딘 내수 회복세 등으로 시름해온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전년도의 낮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진 만큼 올해는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26조582억위안(약 2경3477조791억원)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설정한 5.0% 안팎의 목표치를 약간 상회하는 것이다. 지난해 초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이후에도 기대만큼 빠른 경제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자 중국 경제 ‘위기론’까지 대두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목표 달성에 성공한 셈이다.
앞서 중국은 2022년에 5.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지만 코로나19 봉쇄 조치 탓에 성장률이 3.0%에 그쳤다.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과 2022년 성장률이 2~3%대로, 1976년(-1.6%)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는 팬데믹의 여파에서 벗어나 일정한 경제 회복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6.0%)에 비하면 지난해 성장률을 만족할 만한 수치로 보기는 어렵다. 가장 큰 악재는 부동산 시장 침체였다. 부동산 개발 투자는 9.6% 감소했고, 분양주택 판매 면적과 판매액도 각각 8.5%와 6.5% 줄었다.
문제는 올해다. 국제 금융·투자기관들은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대외 여건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저효과마저 사라짐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4.6%와 4.7%다. 세계은행은 4.4%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오는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창 총리는 전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중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됐고 성장하고 있다”면서 “경제 운용에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호전되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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