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령, 은퇴 후 일자리 못 찾고… 청년들은 ‘수도권 쏠림’ 가속

권구성 2024. 1. 1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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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인구의 가파른 증가로 내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취업 상태의 중고령자 비율이 최근 9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중고령자의 주된 일자리 은퇴 후 경제활동 변화와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55∼64세 중고령자 중 퇴직 후 '미취업 상태'인 비율은 2014년 27.9%에서 2022년 38.8%로 증가했다.

A씨와 같은 비수도권 지역 대학 졸업자 상당수가 수도권에 취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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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이후 경제활동 변화 보고서
55~64세 미취업 비율 9년간 11%↑
“비자발 퇴직자, 구직 활동에 노력”
지역인재 입학·취업 실태 보고서
강원·충청 대졸자 60% ‘수도권行’
“학생들 이동 원인·정책 설계 필요”

노인 인구의 가파른 증가로 내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취업 상태의 중고령자 비율이 최근 9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A씨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다. 퇴직한 뒤 한동안 휴식을 가졌지만, 이내 구직활동에 나섰다. A씨가 일터로 돌아온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다. A씨는 “주택연금을 받으면서 쉬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언제까지 살게 될지 모르는데 마냥 쉴 수는 없었다”며 “요즘은 노인들이 일자리 구하는 것도 힘들어서 일할 수 있는 것에 감지덕지한다”고 말했다.
노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노인이 구직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중고령자의 주된 일자리 은퇴 후 경제활동 변화와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55∼64세 중고령자 중 퇴직 후 ‘미취업 상태’인 비율은 2014년 27.9%에서 2022년 38.8%로 증가했다. 반면 ‘생애 주된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비율은 같은 기간 34.6%에서 29.2%로 5.4% 줄었다. 이직해서 현재 재취업 상태인 비율도 29.8%에서 29.3%로 소폭 감소했다.
개발원은 “아직은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이 필요한 55∼64세 시기에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중고령자 비중이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발원은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행된 2017년부터 퇴직 연령이 상승하기 시작해 2022년에는 59.2세로 정년인 60세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권고사직이나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에 따른 이유로 퇴직한 평균 연령은 60세보다 8년가량 빠른 52세로 나타났다.
개발원은 “50대 초반에 비자발적으로 주된 일자리를 그만두게 되면 생계유지를 위해 다른 일자리로 옮겨가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AT센터에서 열린 2024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취업준비를 앞둔 학생과 시민들이 행사장을 찾고 있다. 최상수 기자
◆지역인재 입학·취업 실태 보고서… 강원·충청 대졸자 60% ‘수도권行’

전남 지역 한 대학을 졸업한 A(33)씨는 졸업 직후 서울로 거주지를 옮겼다. 서울에서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A씨는 6년째 서울의 한 기업에서 근무 중이다.

A씨와 같은 비수도권 지역 대학 졸업자 상당수가 수도권에 취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과 충청 지역은 10명 중 6명이 수도권에 취업하는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7일 한국교육개발원 ‘지방대육성법 이후 지역인재의 입학 및 취업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비수도권 소재 일반대학을 나와 수도권에 직장을 구한 ‘수도권 유입형’ 청년은 25.6%였다. 강원이 63.6%로 가장 높았고, 대전·세종 등 충청권이 58.6%에 달했다.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권역일수록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많이 구한 것이다.
반면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권역일수록 수도권 유입형이 적었다. 대구·경북권 36.4%, 부산·울산·경남권 28.5%, 호남권 30.6%, 제주권 28.5% 등 30% 안팎 수준이었다. 비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후 해당 권역에 취업한 ‘지역 잔류형’은 부산·울산·경남권이 58.4%로 가장 높았다. 대학 전공 계열별로 살펴보면 의약계열의 수도권 취업이 36.6%로 가장 높았고, 교육계열이 18.7%로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대졸자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요인 중 경제적 보상이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유입형의 초임 급여는 259만원이었는데 지역 잔류형은 245만원이었다. 같은 조건이지만 수도권 취업의 경우 초임 급여가 14만원 정도 더 높은 셈이다. 연구진은 “어떤 요인이 학생들의 지역 이동을 유발하는지 세밀한 분석에 기초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권구성·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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