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토론해 마무리 짓자”면서 ‘증원 숫자’는 못 밝힌다는 의협
“매우 부적절한 처사” 침묵
‘제시 = 찬성’ 해석될라 우려
의대 증원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에 ‘원하는 숫자’를 재차 요구했다. 의협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구체적인 증원 규모엔 침묵을 지켰다. 사실상 증원 자체에 반대하는 의협 내부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5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열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5일 오후 의협에 적정한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은 이날 “정부가 의협에 일방적으로 공문을 보내는 것은 대화와 협상의 당사자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필요하다면 끝장토론, 밤샘토론을 통해서라도 의대 정원 문제를 하루빨리 마무리할 것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고 했다.
정부는 의협의 ‘공식적인 입장’을 재차 요구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가 의료계 대표 단체인 의협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를 하자고 하면서 공식적으로는 의견을 제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의협이 공식적으로 증원 규모를 제시하지 않는 것은 증원 자체에 반대하는 내부 여론을 의식한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구체적인 ‘수’를 제시하면 자칫 증원에 찬성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에는 집행부가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복지부와 의대 증원에 합의했다는 이유로 이필수 의협 회장의 불신임안(탄핵안)이 상정되기도 했다.
앞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지난 9일 ‘350명 증원안’을 제안했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줄어든 인원만큼만 되돌리자는 뜻이다.
정부는 조만간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할 계획이다. 발표 뒤 의협의 파업(집단휴진) 가능성을 고려해 오는 2월 설 연휴 이후로 발표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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