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수수료 30%씩 뜯어가더니…“사실상 독점” 미국에서도 ‘철퇴’
애플 “제3자 결제 수수료 27%” 발표
한국선 이미 허용했지만...‘꼼수’논란 일어
방통위 “앱 심사 지연...특정 결제 강제”
애플은 사용자들이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에서 애플 앱스토어에 접속해 유료 앱을 내려받거나 아이템을 구매할 때 마다, 앱 개발사를 상대로 수수료 30%를 부과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미국 대법원은 애플의 이러한 인앱 결제 강제 행위를 사실상 독점 행위로 판단했다. 이에 애플은 제3자 결제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대법원은 아이폰 앱스토어 결제 방식을 둘러싸고 애플과 에픽게임즈가 각각 제기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하급심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제9순회 항소법원은 작년 4월 게임 포트나이트 운영사인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10개 쟁점 중 9개에 대해 애플 손을 들면서도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경쟁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결제 시스템에 대한 개방을 명령한 것이다.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인 팀 스위니는 “오늘부터 개발자들은 법원이 판결한 권리를 행사해 미국 고객들에게 더 나은 가격을 웹에서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따라 애플은 수수료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자사 결제 시스템을 통해 30%의 수수료를 받아온 만큼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이 매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널리시스 그룹에 따르면, 2022년 앱스토어 전체 매출액은 약 1조1000억달러(1480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애플은 앱스토어 수수료를 30%로 고수했다. 다만 연수익 100만달러 이하 중소 앱 개발사에는 15%를 부과했다.
애플은 이날 대법원의 조치에 따라 앱 스토어 가이드라인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개발사는 사용자를 앱 외부로 안내하는 버튼이나 링크를 포함할 수 있는 권한을 신청할 수 있다”면서 “아울러 사용자에게 해당 인앱 구매 아이템의 구매처, 구매 방법, 해당 아이템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애플은 미국내 앱스토어 개발사를 상대로 수수료율을 3%포인트 인하했다. 제3자 결제시 수수료율은 27%, 중소앱 개발사는 12%다. 다만 애플은 “제3자 결제시 수수료 의무를 준수하는지 확인하겠다”면서 “정기적인 회계 결과를 제공해야하고, 제3자 결제시 개발사를 상대로 애플이 회계를 감사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명기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한국에서는 제3자 결제에 대한 수수료율을 낮춘 바 있다. 2022년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인 이른바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되자 제3자 결제를 허용하고 해당 수수료율을 26%로 낮췄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러한 제3자 결제 허용이 꼼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방통위는 “구글 애플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고, 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빅테크 기업이 제3자 결제를 허용했지만, 실제로는 자율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방통위는 작년 10월 구글에 475억원, 애플에 205억원을 각각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구글과 애플은 지난달 말 방통위에 인앱결제 강제 관련 시정조치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조만간 전체회의를 열어 시정조치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지난해 말 취임사를 통해 “디지털 신산업 성장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행위와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이용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철퇴는 이번 뿐 아니다. 구글은 작년 12월 미국 36개주 주정부와 7억달러(9404억원) 규모 합의를 한 바 있다. 주정부들이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에 앱을 올리는 개발사를 상대로 부당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데 대해 부담을 느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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