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교육계 파장은?
[EBS 뉴스]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었던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국제고를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다양한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지만, 고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데요.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 존치 확정
2025년 일반고 전환 계획 백지화
전국단위 자사고 10곳
지역인재·사회통합전형 20% 의무선발
지역 협력 모델 '자율형 공립고'
올해부터 시범운영 추진
'입학전형 영향평가' 강화 대책에도
고입 경쟁·사교육 과열 우려 여전
'자사고' 존치…교육계에 미칠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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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이번 결정이 학교 현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교육부 출입하는 취재기자와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상미 기자 일반고 전환을 한 해 앞둔 상황이었는데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확정됐습니다.
먼저 배경부터 살펴볼까요?
이상미 기자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폐지 논란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2019년, 당시 교육부는 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요.
자사고가 도입 취지와 달리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고, 고입 경쟁으로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본 겁니다.
다만, 바로 일반고로 전환하게 되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부터 전환하기로 했는데요.
그런데 2022년, 정부가 바뀌면서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고요.
이번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최종적으로 확정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였는데 그래도 이 학교들이 유지된다면 고입 경쟁으로 인해서 사교육 시장이 꿈틀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죠.
이상미 기자
네, 맞습니다.
실제로, 2022년 사교육비 통계를 보면, 자사고나 외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일반고 희망자보다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했습니다.
일반고에 가려는 중학생은 한 달 사교육비로 41만 5000원을 지출했는데, 외고나 국제고에 가려는 중학생은 64만 2000원을 사교육비로 썼습니다.
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생은 69만 6000원으로 더 많습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요.
월 150만 원 이상을 사교육비로 쓰는 중학교3학년 학생 가운데, 외고나 국제고에 가려는 학생은 19.5%,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15.7%였습니다.
반면, 일반고에 가려는 학생 비율은 7.2%로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졌습니다.
이렇다보니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유지되면 고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비 지출이 계속될 거란 지적이 나오는 건데요.
이에 대해 교육부도 사교육 유발을 차단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선발 시기도 일반고와 함께 뽑는 후기 선발 방식을 유지하고, 교과지식 평가를 금지하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지속적으로 운영합니다.
또 입시 과정에서 사교육 유발 요인들을 점검할 수 있는 '입학전형 영향 평가'도 개선하기로 했는데요.
이 같은 조치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내년부터 고교 내신 평가 체제가 달라지는데요.
2028년 대입 개편 때문인데 이 같은 대입제도의 변화가 자사고 입시에 있어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요?
이상미 기자
그렇습니다.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과 맞물리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로 더 쏠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내년부터, 내신 평가체제가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기존 상대평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됩니다.
이렇게 되면, 내신 1등급 비율이 상위 4%에서 10%까지 늘어나는데요.
그만큼 내신 경쟁 부담이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내신에서 불리하다는 이유로 자사고나 외고 진학을 망설였던 학생들도 지원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겠냐는 건데요.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가 최상위권 대학으로의 진학 실적이 좋고, 지금보다는 내신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학생과 학부모의 선호도는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자사고나 외고로 진학하는 게 입시에서 반드시 유리한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어서, 고교 진학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현아 앵커
이렇게 사교육이나 쏠림 현상 부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니까 정부도 어느 정도 대책을 내놓기는 한 것 같습니다.
지역 인재 선발이나 사회통합전형 선발을 의무화하겠다 이런 조치를 담았는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상미 기자
교육부는 해당 학교들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기 위해 지역인재선발과 사회통합전형 선발을 의무화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또 지역인재선발 의무 비율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면, 운영성과평가를 통해 제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다수의 전국단위 자사고가 의무 비율을 넘겨서 지역인재를 선발하고 있어서, 효과는 크지 않을 거란 지적도 있습니다.
사회통합전형 의무 선발의 경우, 기존에 예외였던 전국단위 자사고 6곳까지 이번에 모두 포함됐는데요.
이 전형은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 국가보훈대상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전형으로, 앞으로는 모든 자사고에서 20%를 의무적으로 선발하게 됩니다.
문제는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정원보다 지원자가 적어서 미달이 되는 학교가 많다는 건데요.
실제로 지난해 입시에서도 사회통합전형 지원자가 전체 모집 정원의 절반에 그쳐,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가 40여 곳에 달했습니다.
교육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통합전형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인원의 절반까지 일반 전형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일부에서는 사실상 일반전형으로 학생들을 뽑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서현아 앵커
취지에 맞게 전형이 운영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도 필요해 보입니다.
교육부가 앞으로는 성과 평가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요?
이상미 기자
네, 학교들이 본래 취지에 맞게 학교를 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제도도 다시 생깁니다.
또 평가에서 미흡하거나 문제가 있으면 개선을 요구하거나 제재를 할 수도 있는데요.
첫 평가는 2030년에 이루어질 예정으로, 2025년부터 5년간의 운영 성과를 평가합니다.
이같은 평가는 예전에도 있었는데요.
지난 2019년에는 시도교육청에서 평가를 거쳐,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는 사례들도 나왔습니다.
당시, 학교들은 평가 기간 도중에 평가지표가 바뀌는 등 절차를 문제삼아 소송까지 갔었는데요.
교육부는 이런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평가가 시작되기 전인 올해, 평가지표를 공개해서 학교들이 평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자사고 평가를 놓고 항상 논란이 많았는데 예측 가능하게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겠습니다.
또 이번 발표에는 자사고와 더불어 자율형 공립고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기존의 자율형 공립고와는 어떤 점이 달라지는 걸까요?
이상미 기자
기존의 자율형 공립고와 가장 큰 차이점은 학교가 지역의 지자체와 대학, 또 기관들과 협약을 맺고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점인데요.
교육부는 자율형 공립고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지원 신청을 받고 있는 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해서 지원하는 학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정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요.
이주호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최소 스무곳에서 서른곳 이상 지정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자율형 공립고로 선정되면 오는 3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서현아 앵커
간다 안 간다 오랜 시간 논란이 끊이지 않았었는데 존치 문제가 일단락은 됐습니다.
불확실성은 해소가 됐지만 사교육 과열에 대한 우려가 있으니까 꼼꼼한 후속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이상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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