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만능통장' ISA 납입한도 상향…총선용 지적엔 “자산형성 기회 늘리는 것”

김정규 기자 2024. 1. 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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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전제로 단계적으로 인하해 온 증권거래세를 내년에도 예정대로 인하하기로 했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는 2배 이상 높인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 증대에 방점이 찍혔다. 우선 정부는 2025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천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를 상대로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를 두고 '큰 손'들의 이탈로 증시 전반에 타격을 있을 것이란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일자 국회는 금투세 시행을 기존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유예한 바 있는데, 이번에 아예 폐지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세율의 단계적 인하를 했던 증권거래세는 예정대로 인하한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세는 지난해 0.20% 낮춰졌고, 올해 0.18%, 내년 0.15%로 인하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 앞을 지나는 모습. 연합뉴스

이날 토론회에선 ISA의 납입 한도 및 배당·이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 상향도 새롭게 공개됐다. ISA는 예·적금이나 주식, 펀드 등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어 '만능 통장'으로 불린다.

ISA 납입 한도는 연 2천만원(총 1억원)에서 연 4천만원(총 2억원)으로 2배 늘어난다. 비과세 한도는 현행 200만원(서민·농어민용 400만원)에서 500만원(서민·농어민용 1천만원)으로 2.5배 상향한다.

금융위 분석에 따르면 종전 연 최대 2천만원까지 납입할 때 세제 지원 효과(의무가입 기간인 3년 기준·연 4% 이자율)는 일반형 기준으로 46만9천원이었으나, 최대 4천만원까지 납입할 경우 그 규모는 103만7천원으로 늘어난다. 서민형의 경우 세제 혜택은 종전 66만7천원에서 151만8천원까지 늘어난다.

아울러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형 ISA'를 새롭게 도입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가입이 허용된다.

정부가 총선 표심을 겨냥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ISA 계좌 국내 투자형 도입과 금투세 폐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중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할 수 있는 자본시장을 만들어 국민들의 자산 형성 기회를 더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금투세로 수익률이 낮아질 경우 해외로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수 있고, 주식시장에서 떠날 수도 있다. 그런 측면을 개선한다는 맥락에서 이번 제도를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부는 금투세 폐지 등은 입법 사안으로 야당과의 합의가 필요한 만큼 이른 시일 내 정부안을 제출해 임시국회에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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