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노리고' 계모 살해 후 암매장 40대男, 무기징역 구형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재산을 탐내 계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죽은 친아버지 고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40대 의붓아들에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 심리로 열린 강도살인 및 시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배모(48)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어머니인 피해자를 경제적인 이유로 살해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살해로 그친 게 아니라 피해자의 시체를 은닉했다"며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범행 발각 이후에도 수사단계에서는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경제적인 이유로 피해자를 살해한 부분에 대한 범행을 부인했다"며 "피고인이 강도살인 범행을 반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배씨 측은 강도살인죄는 인정하지만 고의나 계획적인 범죄가 아닌 우발적 살인이었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배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의붓어머니 70대 이모씨 집에서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그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경북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경북 예천은 이씨의 전 남편이자 배씨 친아버지의 고향으로, 경찰은 배씨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유기 장소로 경북 예천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사건 한 달여 만인 지난 13일 동사무소 복지 담당 직원이 "이씨가 일주일째 연락이 안 된다"는 실종 신고를 받고 수사에 들어갔다.

신고 이틀 만인 15일 배씨가 이씨의 통장에서 30만원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이를 단순 실종 사건에서 살해 의심 사건으로 전환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배씨를 신고 나흘 만인 지난 17일 경기도 수원의 한 모텔에서 체포했다. 18일에는 경북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서 암매장된 이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배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계획범행이냐'는 물음에는 "갑자기 화가 나서"라고 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배씨의 진술에 따라 지난해 11월23일 그를 살인죄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그러나 배씨의 주거지 압수수색, 휴대폰 포렌식, 금융거래분석 등의 보완수사를 실시한 검찰이 강도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해 지난해 12월12일 그를 재판에 넘겼다. 강도살인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사형만 내려지게 된다.

의붓어머니 이씨는 남편이 지난 2022년 4월 사망한 뒤 기초연금 32만원, 의붓딸의 장애인 연금과 기초연금 합계 88만원을 바탕으로 생활해왔는데, 검찰 수사 결과 배씨가 이를 지속적으로 탐낸 것으로 검찰은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해 6월 이씨의 기초연금이 든 통장에서 110만원을 인출하고, 같은 기간 이씨의 임대보증금을 담보로 대출 받아 사용하려다 거절당하기도 했다.

또 지난 10월 초 '이씨가 갑자기 사망할 시 재산을 배씨가 모두 상속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하고, 누나의 장애인 연금 관리권한을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하는 등 의붓어머니의 재산을 지속적으로 노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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