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 '셀프 민원' 의혹 류희림 방심위원장 檢 고발

"가족과 지인 등 동원 '뉴스타파 보도 인용 방송' 민원 신청"
"권익위 공익신고자 색출 나서…양심 있는 내부 직원 위협"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야권 추천 인사 방심위원 해촉을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방심위에 '셀프 민원'을 넣고 민원을 심의했다며 류 위원장을 조사할 것을 검찰에 촉구했다. 2024.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언론·시민단체가 '셀프 민원' 의혹을 받고 있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을 업무방해 및 공직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하겠다고 17일 밝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새언론포럼, 문화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남부지검에 류 위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18일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류 위원장은 뉴스타파 녹취록 보도 인용 방송이 긴급 심의 안건으로 상정돼 심의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의 가족, 지인, 관련 단체 관계자 등을 동원해 방심위에 뉴스타파 녹취록 보도를 인용한 방송을 심의해달라는 동일한 내용의 민원을 신청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류 위원장은 위계로써 다른 방심위 위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사주한 민원들이 진정한 민원이라고 오인 또는 착각하게 했다"며 "이는 방심위 위원들이 긴급 심의 안건으로 상정 및 심의하지 않아도 될 것을 상정, 심의하게 함으로써 방심위 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류 위원장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이 사건을 신고한 익명의 신고자를 색출하기 위해 감찰반을 꾸려 부당한 감사를 지시했다며 이해충돌방지법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이번 '청부 민원' 사건은 류 위원장의 직권 남용에 더해 양심에 따른 내부 직원의 행동에 위협을 가한 중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앞서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 및 인용 보도와 관련해 방심위에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방심위는 민원 신청인들의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된 정황이 드러났다며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하고 내부 감사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경찰에 이송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지난 15일 양천구 목동 방심위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5일 검찰에 류 위원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이 사건 역시 경찰로 넘겨져 지난 10일부터 서울 양천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