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삐뚤빼뚤 글씨로 ‘일자리 찾습니다’ 붙이고 다닌 10대… “일당 16만, 삼성 관련 공사일 맡게 돼”

포기하고 귀가하려는데 젊은 남성 다가와 저녁 사주고, 그의 형이 일자리도 알아봐줘
글쓴이 “힘든 일 알고 있지만, 가릴 처지 아냐. 열심히 살아야겠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등에 삐뚤빼뚤 손글씨로 ‘일자리를 찾는다’는 메모를 써 붙이고 다닌 10대가 삼성 디스플레이 관련 공사장 일자리를 얻게 됐다는 근황을 전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길거리에 나가 일자리 구걸에 성공한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졌다.

글쓴이 A군은 “어제 종이를 등에 붙이고 서울 한복판에 돌아다녔다”고 했다.

해당 종이에는 “저는 미성년자이지만 집이 가난해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저는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번번이 실패해 이렇게 길바닥에서 피켓을 들게 됐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A군은 “사람들도 자기 살기 바쁘다 보니 나 도와줄 시간이 없나 보다. 8시쯤에 포기하고 집에 가려는데 어떤 젊은 정장 입은 남자가 날 멈춰 세우더니 밥 사주겠다고 맥도날드에 데려가더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A군은 이 남성과 식사를 했고, 이후 그의 형이라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안내 받았다고 했다.

덕분에 A군은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포설, 단말, 트레이 설치 등 장비 훅업 공사를 맡게 됐다.

작업은 오는 2월1일부터 시작하며, 업무 시간은 평일 오전 8시부터 5시30분까지, 식대 포함 일당은 16만원 정도라고 했다.

A군은 “기피 업종이라는 건 알지만 내가 이런 것을 거를 처지는 아니”라며 “바로 계약하고 일하기로 했다. 이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일은 힘들겠지만, 직장 구해서 정말 다행이다”, “등에 메모까지 붙일 정도의 정신력이면 뭘 하든 성공할 것”, “대단한 청년이네. 그 젊은 남성도 멋지다” 등 응원 댓글을 달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