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공관위장 “시뮬레이션 돌려봐…현역 컷오프 10% 넘을수도”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17일 현역 의원컷오프(공천 배제) 규모에 대해“시뮬레이션도 몇 번 돌려봤다. 실제로는 컷오프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16일) 현역 하위 10%컷오프와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최대 35% 감점 등 인적 쇄신 공천룰을 밝힌 데 이어 영남 및 중진 의원들의 공천 물갈이 규모가 커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공천룰을 둘러싸고 당은 일각의 “용산 참모 내리꽂기용” 반발 기류와 함께 “시스템 공천으로 객관성을 확보했다”는 의견도 나오는 등 온도차가 감지된다. 처음 도입됐다는 시스템 공천에 각자 유불리 계산에 바쁜 모습이다.
● 정영환 “시뮬레이션 돌려봤다”
당내에서는 정 위원장이 영남 중진 물갈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고 말한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당 핵심부가 이미 공천 밑그림을 그려놓은 것이란 해석을 일으키기 때문. 비주류의 한 의원은 “한번의 회의 만에 타겟을 잡아 권역별로 나누고 공천룰을 세밀하게 내놓은 것 자체가 의중을 담아 맞춤형으로 내놓은 듯한 인상”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이같은 의심을 내놓자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안은 총선기획단에서 어느 정도 만들었던 안”이라며 “이렇게 수치가 명확한 시스템 공천으로 친윤(친윤석열) 공천이니 용산 공천이니 말이 나오지 않게 하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총선기획단 구상을 토대로 원내 공관위원들이 충분히 설명을 한 뒤 다른 공관위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확정하는 방식으로 합리적으로 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 영남 중진 “천덕꾸러기 취급에 충격”
당내 의원들은 사실상 ‘생명줄’을 쥔 공관위의 심기를 거스를까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진 않고 있다. 대신 물밑에서 불만스런 내색을 드러내고 있다.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은 “굉장히 충격적이다. 3선 이상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당의 자산을 천덕꾸러기 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며 “이렇게 즉흥적이고 기습적인 공천룰이 적용돼 탈락하면 한이 남아 버린다”고 말했다. 비영남권의 중진 의원도 “15% 감점으로 인해 오히려 경쟁력이 없는 사람이 본선에 올라가는 게 합리적인가”라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비영남권의 중진 의원은 “그 정도를 극복 못하는 거면 지역 활동을 못한 것”이라고 했다.
컷오프 ‘최약자’로 예상됐던 영남 초선 사이에선 안도의 기류도 흐른다. 영남 초선은 하위 평가자만 아니라면 감점은 없기 때문. 영남의 한 초선 의원은 “물갈이폭도 확실히 정해졌고, 예측 가능성이 생겨 나쁠 게 없다”며 “불리한 건 3선 이상”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낙하산 내리꽂기를 수월하게 만든 시스템 공천”이라는 해석도 여전하다. 양지로 분류되는 영남과 강원, 강남3구는 경선 여론조사 비율이 당원과 일반 시민 5대5인데, 그 외 험지는 2대8로 한 것을 두고서다. 비윤(비윤석열) 진영의 한 의원은 “당원은 대통령의 의중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한데, 양지 출마를 계획 중인 친윤 인사들에게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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