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1000% 넘게 허용”…서울 한복판 ‘AI 타운’은 어떤 모습?
11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건물 30%는 첨단산업에 배정
스타트업 입주 임직원들 대상
창업지원 주택 지어 특별공급
개방형 녹지 20% 조성 의무화
용산역까지 공중 보행로 연결
17일 용산구청은 ‘용산전자상가 일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대한 열람공고를 실시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있는 대상지는 총 14만8844㎡ 규모다. 앞서 서울시는 작년 6월 이곳을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연계 개발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른바 ‘용산 메타밸리’ 구상이다.
이날 변경안에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겼다. 먼저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11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눴다. 부지별로 복합개발이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모든 구역에는 ‘새로 짓는 건물 공간의 30% 이상을 신산업 용도로 써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신산업 용도는 ICT, 소프트웨어, 디지털, 연구개발 등으로 제시했다. 만약 건물 면적이 1000㎡라면 이 중 300㎡ 이상은 반드시 이 업종과 관련된 시설로 써야 한다.
개방형 녹지도 20% 이상 확보하도록 했다. 용산전자상가와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역 일대 녹지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기 때문이다.
공공기여를 이 같이 받는 대신 용적률과 높이 규제는 대폭 풀어줬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바로 맞닿아 있는 전자랜드 본관과 별관(특별계획1·2구역), 원효상가(특별계획3구역)가 수혜지로 꼽힌다. 최대 용적률이 ‘법적 상한 2배 이하’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일반상업지역은 상한 용적률이 800%다. 이를 고려하면 용적률은 이론상 최대 1600%까지 가능하다. 물론 높이 규제가 100m~120m 안팎으로 정해져 용적률 1600%를 적용받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용산구 관계자는 “용적률 1000% 이상 건축은 충분히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파로 남측에 있는 전자랜드와 나진상가 12·13동(특별계획5구역)·15동(특별계획7구역)·19·20동(특별계획10구역), 농협(특별계획9구역), 선인상가(특별계획11구역)는 최고 높이가 120m 안팎으로 정해졌다. 청파로 북측에 있는 나머지 구역은 최고 높이가 100m 안팎으로 제시됐다. 다만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하거나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으면 높이 규제는 심의 과정에서 소폭 완화될 수 있다.
직주혼합을 실현하는 미래형 도심 주거지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주거용 건축은 용적률의 50% 이하로 허용한다. 조성되는 주택 중 일부는 ‘창업지원주택’으로 특별공급한다. 용산전자상가 일대에 자리 잡는 신생기업이나 벤처기업 직장인이 우선 거주할 수 있도록 검토한다. 이를 위해 전체 주거용 면적의 20%는 전용 60㎡ 이하 소형주택을 설계하도록 했다.
개발 청사진이 나온 만큼 전자상가 일대 일부 건물은 새 주인을 찾아 나선다. 나진상가 15·17·18동을 사실상 보유한 부동산 개발업체 네오밸류는 해당 자산에 대한 매매 협상에 나선다. 네오밸류 측은 “현재 중동과 홍콩 등 해외 자본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소규모 용지를 보유한 소유자들은 개방형 녹지 규정에 대해 난색을 보였다. 한 사업시행자는 “개방형 녹지를 20% 이상 확보하란 지침이 11개 구역에 일괄적으로 내려졌다”며 “부지 면적이 작은 구역은 실현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승진턱 화끈하네”…우럭 105만원 결제한 공무원, 결국 - 매일경제
- 세금 세금 또 세금…“주식으로 돈 번게 죄?” 3중 과세에 다 한국 떠난다 - 매일경제
- 담뱃값 8000원 인상땐 ‘이게 가능’…2030년 흡연율 25% 달성 - 매일경제
- “귀신 들린 집, 바로 사라”…영끌족이 격하게 공감하는 까닭 - 매일경제
- 죽었다 깨어나도 한국 못이긴다…삼성·LG 버거운데 서울대까지 등판 - 매일경제
- [단독] 3개월만에 490억→685억…文정부 3기신도시 토지 과다보상 의혹 - 매일경제
- “법으로, 펜으로, 칼로” 이재명 발언에…한동훈 일침 “그 정도면 망상” - 매일경제
- 2년만에 반도체 왕좌서 내려온 삼성...다시 1위 꿰찬 기업은 - 매일경제
- LG화학·삼성SDI·LG전자…코스피 급락에 신저가 속출 - 매일경제
- 강정호→박병호→김하성→이정후 다음 빅리그 도전 주자 정해졌다…바통 이어받은 김혜성,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