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문체부에 공개 사과 요구...점점 커지는 갈등 수위

이석무 2024. 1. 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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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체육인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대회의실에서 확대기관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점점 상호 비방 수위가 높아지면서 우려스런 상황에 이르고 있다.

대한체육회 및 회원종목단체, 시도체육회, 시군구체육회 등 체육단체는 17일 2024 체육인대회 행사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문화체육관광부에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달 단체들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1월 16일 열린 2024 체육인대회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었다는 아전인수격 이유를 내세운 문화체육관광부의 유감 표명에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힘과 동시에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체육회는 2024 체육인대회를 전국 17개 시·도 및 228개 시·군·구체육회, 회원종목단체, 대한체육회 자문위원회 위원과 임직원 등 850여명 규모로 조촐하게 치르기로 하고 11월 말부터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며 “그러나 정부 측에서는 신년인사회 및 2024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대회의 성공 개최, 2024 파리하계올림픽대회에서의 선수단 선전을 위한 온 체육인들의 기원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도록 행사 규모를 확대하게 했으나 행사일을 불과 6일 남겨 놓고 VIP의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참석이 어려움을 통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참석자 신원 확인, 대행사 선정, 장소 임차 등 모든 준비를 완료한 상태였기에 확대된 규모로 행사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를 잘 알고 있는 문체부는 확대된 행사가 마치 대한체육회의 모든 잘못인 양 ‘아니면 말고 식’의 책임 전가와 관료의식에 젖은 보신주의 행정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 및 체육단체들은 “문체부 보도설명자료에서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행사 개최’라고 지적했으니 정부 고위 당국자의 요청에 따라 행사 규모가 크게 확대됨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한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비용 차액 보전은 물론 문체부의 진솔한 사과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이처럼 귀책사유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한체육회가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원치 않는 듯하게 호도해 우리 체육인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실추시킨 점은, 이에 상응하는 책임과 함께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한체육회 및 체육단체들은 “문체부가 예산 지원을 빌미로 지도·감독권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체육 현장과는 괴리된 일방통행식 행정을 얼마나 많이 펼쳤는지,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체육계에 어떻게 떠넘겼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자 제 살을 깎는 아픔으로 공익감사 청구를 했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 및 체육단체들은 문체부를 향한 비판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뽑았다. 이들은 “최근에는 2024 파리하계올림픽대회를 앞두고 최후의 승리를 향해 전진하는 해병대의 정신 체험을 통해 최고를 지향하고자 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자발적인 순수한 열정과 노력을 폄훼했다”면서 “세계 스포츠계를 선도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정신에 따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OC를 대한체육회로부터 분리하겠다는 발상은 체육인들을 분열 획책함으로써 체육계를 문체부의 뜻대로 좌지우지하겠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IOC 본부가 있는 대한체육회의 스위스 로잔 국제협력사무소 설치에 대해 문체부의 사전 동의와 국회에서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예산까지 배정받았으나 문체부가 약 1년간 허가를 미룬 것은 업무 방기로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한체육회는 대한민국 체육계의 대표단체이자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체육기관으로, IOC 헌장에서 규정하는 자율성과 함께 책임성도 갖추어야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으며 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그 자율성을 훼손시키고 그 책임을 떠넘김으로써 대한체육회의 국내외적 위상에 흠집을 낸 것이 과연 누구인지 심사숙고하기를 문체부에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대한체육회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서 체육회를 비롯해 회원종목단체, 시군구체육회, 국가대표 선수 등 주최 측 추산 1만3000명이 집결한 가운데 2024 체육인대회를 개최했다.

문체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날 체육인대회에 참석한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에게 문체부의 위법·부당한 체육 업무 행태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안과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한 대정부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같은 체육회 움직임을 두고 문체부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체육인 대회가 일부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운영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문체부가 심사숙고해 내린 정책 결정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익감사 청구안을 정부 인사에게 전달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매년 4천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 기타공공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도·감독은 당연한 조처로 체육회는 체육계 대표단체로서 자율성과 함께 책임성도 갖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체부의 정책 결정과 의견이 다르다고 감사를 청구하고 할 일이 산적한 새해에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것이 아니라 체육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개선안 마련에 앞장서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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