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멈춘 美 증시, 답해야 할 3가지 질문[오미주]
미국 증시의 거침없던 상승세가 2024년 들어 주춤하고 있다.
증시 랠리는 동력을 잃었고 국채수익률은 반등했으며 인플레이션은 일부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증시가 지난해 특히, 지난해 11~12월 사이에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정체는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랠리 휴지기가 추가 상승을 위한 숨 고르기인지, 아니면 하락 전환의 전조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미국 증시의 향방을 예측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물어야 할 3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들어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가 매그니피센트 7의 수익률을 앞서기 시작했다.
S&P500 기업의 비중을 동일하게 계산한 S&P500 동일비중 지수도 지난해 12월 들어 시가총액을 가중 평균한 S&P500지수를 웃돌기 시작했다. S&P500지수는 시가총액에 따라 기업의 비중이 달라지는 만큼 시총이 큰 매그니피센트 7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미국 증시가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조정에 종지부를 찍고 바닥을 친 지난해 10월27일 이후 러셀2000지수는 19% 올랐고 S&P 동일비중 지수는 17% 상승했다. 이는 시총을 가중평균한 S&P500지수의 수익률 16%를 앞서는 것이다.
올들어 16일(현지시간)까지 S&P500지수 내에서 수익률이 좋은 업종은 헬스케어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소비 필수품으로 각각 1% 내외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S&P500지수는 올들어 0.08% 약보합세다.
하지만 매그니피센트 7도 애플과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올들어 선방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올들어 13.8% 올랐고 MS와 메타는 각각 3.8%씩 상승했다. 알파벳은 2.0%, 아마존은 0.8% 강세를 보였다.
반면 애플은 4.6% 하락했고 테슬라는 11.5% 급락했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미국 증시는 첫 금리 인하를 앞두고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DR)가 1970년 이후 첫 금리 인하 전 3개월 동안 S&P500지수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중앙값이 마이너스 1.8%였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시작된 후에는 증시 흐름이 개선되면서 통화 완화 사이클이 진행되는 동안 S&P500지수가 평균 20%가량 상승했다.
NDR의 수석 글로벌 거시 전략가인 조 칼리쉬는 "지난해 12월 증시 급등은 소프트랜딩(경기 연착륙)이라는 극히 좋은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업률 상승을 억제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막아 경기를 연착륙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도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를 피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둔화되고 실업률은 올 4분기에 4.1%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클리어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경제 및 시장 전략팀장인 제프 슐츠에 따르면 1958년 이후 금리가 처음으로 인상된 뒤 경기 하강이 시작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3개월이었다.
이번 긴축 사이클은 2022년 3월에 시작됐고 올 2월이 23개월이 되는 시점이다.
쏜버그 투자관리의 공동 투자팀장인 제프 킨젤호퍼는 "2022년 3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은 최근 역사상 가장 빠르고 큰 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었다"며 "이 때문에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가장 빠르고 깊은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앞서 생각했지만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가 경기 후퇴의 가능성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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