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 돈 뺏고…수영 강요해 익사

[앵커]
지난해 경남 거제 수변공원에서 50대 남성이 바다에 빠져 숨졌는데, 단순한 익사사고가 아닌, 가스라이팅 범죄였습니다. 

자세한 내용 홍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술자리에서 한 남성이 맞은편 남성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일어난 뒤에도 허리를 깊게 숙이고 머리를 연신 조아립니다.

술자리에서 소주 22병을 먹은 일행은 이후 한 수변공원으로 향합니다.

무릎을 꿇었던 남성이 옷을 벗고 난간을 넘어 바다에 뛰어듭니다.

맞은편에 있던 40대 남성 A씨 명령 때문이었습니다.

50대 남성 B씨와 C씨에게 바다에서 수영할 걸 강요했고, 이들은 바다에 들어갔다 끝내 B씨가 파도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C씨 / 피해자]
"언제 두들겨 맞을지 모르니까. 늘 그래 왔으니까 말 안 들으면 막 두드려 맞으니까 그래서 할 수 없이 한 겁니다."

이들은 6년전 처음 만났습니다.

A씨는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며 폭행과 가혹행위를 일삼았고, B씨와 C씨를 육체적·정신적으로 지배했습니다.

기초수급자인 이들은 매달 기초수급비를 바쳤고, 돈이 없으면 일용직을 나가야 했습니다.

명령에 따라 5시간 넘게 걷는가 하면 서로 싸우다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C씨 / 가스라이팅 피해자]
"둘이 서열이 없다고, 둘이 스파링을 시키고 처음에는 머뭇거렸더니 둘이 안 하면 죽는다 이래서 할 수 없이 한 겁니다."

A씨가 뜯어낸 돈은 1700만원. 전부 유흥비로 탕진했습니다.

단순 익사로 처리될 뻔했던 사건은 경찰이 A씨 등 행동이 수상한 점을 포착해 수사에 나서면서 진상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전진모 / 창원해양경찰서 형사계장]
"병원을 따라간다든지 뭐 이런 상식적인 행동이 전혀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서 술을 사와서 술을 마시는."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를 과실치사와 강요,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김덕룡
영상편집 이혜리

홍진우 기자 jinu0322@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