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제작진, 결국 벌금형…"촬영 중 말 사고, 동물 학대 맞아"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KBS 1TV 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진이 말 학대 혐의로 1,00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전범식 판사)은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KBS PD 김모 씨, 무술감독 홍모 씨, 말 소유자이자 드라마 승마팀장 이모 씨에게 각각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KBS에는 500만 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해 말이 받았을 고통, 방송 이후 야기된 사회적 파장 등에 비춰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실제 말을 넘어지게 하지 않고 스턴트맨이 낙마하거나 유사한 모형을 제작해 사용하는 방법,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표현의 사실성이 떨어진다거나 제작 비용이 많이 든다는 사정 등으로 말을 넘어뜨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에 회피 가능성이 없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들이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방송 제작 지침을 제정해 시행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22년 방영된 '태종 이방원'은 말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말의 앞다리를 밧줄로 묶은 뒤 말을 달리게 해 바닥에 고꾸라지게 했고, 이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한 것. 당시 고꾸라졌던 말은 촬영 5일 뒤 사망했다.
해당 촬영 장면은 지난 2021년 1월 1일 '태종 이방원' 7회 방송에 담겼다. 방송 이후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는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동물 학대라고 주장했고, 카라는 고의에 의한 학대라며 지난해 1월 제작진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동물보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학대로 보고 금지한다.
이에 시청자들은 '태종 이방원' 시청을 거부했고, 제작진은 뒤늦게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마련하겠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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