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은행권… 비이자이익 제동에 포트폴리오 불균형 심화 우려

김경렬 2024. 1. 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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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익 구조에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ATM을 철수하거나 줄인데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 디지털 금융으로 방향을 잡아 가뜩이나 수수료 수입이 시원치 않은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신탁, 펀드 사업도 눈치를 보게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펀드와 신탁 등 수수료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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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ELS 줄손실 여파…신탁·펀드 수수료사업 타격
중점 과제 수익 다각화 차질…이자이익 늘면 눈총 ‘딜레마’
<연합뉴스>

은행권 수익 구조에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ATM을 철수하거나 줄인데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 디지털 금융으로 방향을 잡아 가뜩이나 수수료 수입이 시원치 않은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신탁, 펀드 사업도 눈치를 보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자장사로 활로를 모색하다간 지표를 두고 당국의 지적과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 사면초가인 셈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수수료이익은 총 3조6505억원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1조1863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9339억원, 우리은행 8245억원, 하나은행 7058억원 등이다.

수수료수익은 비이자이익의 핵심 지표다. 뱅킹업무, 직불카드, 신탁보수, 지급보증, 외환수입, 증권대행 수수료 등을 취합해 산출한다.

비이자수익이 전체 은행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이자수익(7조3319억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은행권은 이처럼 이자이익에 치우친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다. 신탁사업과 펀드 판매 등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다. 과거 일부 은행에선 카드 판매 수수료를 키우기 위해 영업성과지표(KPI) 반영 비율을 조정해 영업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펀드와 신탁 등 수수료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ELS는 은행에선, 펀드(ELF)와 신탁(ELT) 형태로 판매한다. 앞서 파생결합펀드(DLF)·라임펀드와 홍콩H지수 사태까지 금융소비자 피해 소식이 계속되면서 은행의 신인도가 연속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8일부터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 등 은행 5곳과 증권사 7곳까지 주요 ELS 판매사 12곳에 대해 현장검사에 돌입, 현장 상황도 어수선하다.

업계에서는 은행의 안정성을 믿고 투자한 상황에서 무더기 손실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향후 비이자이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은행의 이자이익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이익에 집중해서라도 수익을 내야한다.

예대마진을 통해 손쉬운 이자장사를 지적한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상생금융 압박도 고려해야한다. 순이익의 일부를 배분해야하는데, 이익이 나지 않으면 취약차주에 돌아가는 금액이 작아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는 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업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소비자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에, 수익은 나오더라도 사업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11조3282억원으로 2022년(10조759억원) 대비 12.4% 증가했다. 이중 이자이익은 28조6920억원으로 같은 기간 8.8% 불었다.

김경렬·이미선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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