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보내면 돈 줄게"…대전 미성년자 유인 '디지털 그루밍'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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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거주하는 A(16) 양은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접근한 20대 남성에게 '신체 영상을 찍어서 보내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미성년자의 환심을 사고, 성범죄를 시도하는 이른바 '디지털 그루밍(Digital Grooming)'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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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물 제작 지시 등 추가 범행 우려, "아동·부모 대상 교육 강화 절실"
대전에 거주하는 A(16) 양은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접근한 20대 남성에게 '신체 영상을 찍어서 보내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를 무시하자, 영상을 보내면 문화상품권을 주겠다며 연락을 지속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A 양의 부모는 성폭력상담소를 찾았지만, 이미 A양은 남성을 맹신하고 있었다.
미성년자의 환심을 사고, 성범죄를 시도하는 이른바 '디지털 그루밍(Digital Grooming)'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데다 피해 연령층도 낮아지면서, 아동·청소년과 학부모 대상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디지털 그루밍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거나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신뢰를 쌓고 성범죄를 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달 11일 대전에 거주하는 10대 여학생에게 채팅 앱을 통해 접근하다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자신의 주거지로 유인한 20대 남성 B 씨가 검거됐다.
범행 통로는 카카오톡에 개설된 오픈채팅이었으며, B 씨는 여학생에게 차비를 송금한 뒤 "밥도 사주고, 집도 마련해주겠다"고 꾀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 같은 범행 수법이 디지털 범죄 등 추가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대면하기 전 온라인 메신저 공유 과정에서 영상 제작을 요구하는 등 디지털 성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
성폭력 상담소 다힘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접수된 지역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총 118명으로, 이 중 10대가 32%(38명)를 차지했다.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더욱이 피해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힘 관계자는 "지난해 상담자 중 가장 어린 학생이 13세였다. 어리다 보니 자신이 범행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에게 의존하려 해 상담을 통한 회복이 가장 어려운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범행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은 여전히 허술하다.
현재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예방 교육은 법제화돼 있어 연간 1회씩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디지털 그루밍,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내용은 학교 재량에 따라 성범죄 예방 교육에 포함되고 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전무하다.
대전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청소년 범죄 노출에 따른 학부모 대상 교육을 준비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학부모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은 있지만, 교육 주제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와 관련 민소영 성폭력상담소 다힘 소장은 "디지털 그루밍 피해자들이 어려질수록 가해자로부터 받는 심리적 지배는 더욱 강해지고, 수법은 은밀해질 것"이라며 "단순 성범죄와 디지털 그루밍은 양상이 다르기에 관련 교육 재정비로 학부모의 관심을 높여 가해자와의 관계 차단이 가능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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