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국력 격차, 향후 10년간 더 커질 수 있어"…中전문가 경고

"희망적 사고가 중국 경제발전 과대 평가 낳아" 지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경제가 지난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도 부진한 가운데 중국 저명 정치과학자가 중국과 미국의 국력 격차가 향후 10년간 더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지난 13일 칭화대에서 열린 국제관계 전망 세미나에서 "향후 10년간 중미 간 국력 격차는 양국 간 경쟁 심화 속에서 좁아지는 게 아니라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10년간 세계 양대 경제국인 중국과 미국이 더 낮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기록할지라도 상호 간은 물론, 다른 경제와도 계속해서 거리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경제발전에 대한 과대평가의 대부분이 희망적 사고의 영향을 받았다"며 중국 학자들이 중미 관계 분석에서 그러한 생각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대부분은 미래에 중국과 미국이 경쟁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희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위해 그러한 바람을 눌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장기 전망을 담은 '세계 경제 리그테이블 2024' 보고서에서 중국이 2037년에 미국을 제치고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CEBR은 앞선 전망에서는 중국이 그보다 이른 2028년에 세계 1위 경제 대국에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중국의 성장 속도 둔화가 이번 보고서에 반영된 것이다.

또 중국 주재 일본 상공회의소가 지난 15일 발표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1천713개 회원사의 약 4분의 3이 중국 경제가 올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국제선물유한공사의 왕융리 매니저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의 성장 정체와 위안화 약세로 중국의 GDP가 2021년 미국 GDP 규모의 77.3%에서 지난해 상반기 64.5%로 줄었다고 밝혔다.

옌 원장은 "현실적 관점에서 향후 10년간 세계적으로 포퓰리즘이 증가하면서 국제적 대결은 더 많아지고 협력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중 간 무역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도 전반적 미중 관계에서 무역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10년 전 중국의 국제 관계를 전망했을 때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미중 경쟁에서 중국과 거리를 두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는 인간의 본성이다. 미중 경쟁에서 사람들은 더 약한 쪽이 아니라 더 강한 쪽을 택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