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지방세만 41억원 체납…무슨 일 하나 봤더니

서울시, 고액체납 9428건‧1301억원 징수 나서
개인최고액 이모씨, 전자도박 관련 법인 운영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1301억원.

7000원짜리 자장면을 무려 1858만5714그릇 먹을 수 있고, 10㎏ 쌀(3만5000원 기준)을 371만7142명에게 나눠줄 수 있는 이 돈은 지난해 새롭게 쌓인 서울시의 고액체납액이다. 고액체납은 세금을 1000만원 이상 내지 않은 사람이 기준이다.  

개인 최고액은 90년생 이모씨가 납부하지 않은 41억원이다. 거주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이씨의 체납액을 받아내기 위해 ‘탈세 암행어사’로 불리는 서울시의 ‘38세금징수과’가 나섰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5개 자치구로부터 지방세 고액체납 9428건, 1301억원에 대한 징수권을 이관 받아 집중 징수절차에 착수했다.

시는 고액체납자에 대한 재산·가족 조사 등을 마쳤고, 12일에는 1496명에게 납부촉구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에는 세금을 내지 않으면 부동산을 비롯해 자동차, 금융재산, 분양권 등 모든 재산에 대한 압류·공매·매각 처분과 출국금지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41억원을 체납 중인 이씨는 거주지가 불명확한 상황이다. 전자도박 관련 법인을 운영한 이씨에게는 추징금도 함께 부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38세금징수과 관계자는 “불법 도박사이트로 불법 수익을 올려 그에 대한 추징과 함께 세금을 부과했다”며 “지방소득세만 41억원 내지 않았고, 국세는 그 10배 정도 체납 중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인 체납 최고액은 212억원이다. 이 법인은 부동산을 소유한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취득세를 내지 않았다. 

시는 관세청·경찰청·한국도로공사·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징수를 한다는 계획이다. 법인에 대해서는 보유주식을 조사해 압류할 방침이다.

특히 38세금징수과는 방송에도 소개될 정도로 강도 높은 징수기관으로 유명하다. 어떤 대상이든 철저한 정보 수집을 바탕으로 체납한 세금을 받아낸다. 

대상을 가리지 않는 세금 징수 의지는 이름에서도 엿보인다. 2001년 출범한 이 조직의 이름 ‘38’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납세의 의무를 진다’는 헌법 제38조에서 따왔다. 

심지어 체납자의 집 근처에서 잠복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일단 집 안에 진입하면 체납자가 숨겨둔 돈을 샅샅이 뒤져 찾아내고, 돈이 될 만한 물건도 압류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시는 지난해 귀금속 8점 등 21점의 동산을 압류하고 현장에서 계좌이체 등을 통해 1600만원을 징수한 바 있다.

앞으로는 악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고액체납자에게 소송을 진행하는 등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김진만 서울시 재무국장은 “38세금징수과의 역량을 총집결해 강력한 징수에 나서는 한편 갈수록 지능화되는 재산은닉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끝까지 추적·징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