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솔로지옥3' PD "전 시즌 출연자 까는 사람들 캐스팅했다"

최보란 2024. 1. 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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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솔로지옥' 시리즈로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은 시작컴퍼니의 김재원, 김정현 PD를 만났다.

'솔로지옥'은 넷플릭스 한국 예능 최초로 글로벌 TOP10 TV쇼(비영어) 부문 4위에 오른 시즌1과 총 6만 5,000시간으로 시즌1의 누적 시청 시간을 뛰어넘은 시즌2에 이어, 시즌3에서 7만 1,000시간을 넘어서며 수 년 째 뜨거운 인기를 과시했다. 특히 시즌1 프리지아 씨와 시즌2 덱스 씨에 이어 시즌3에서는 이관희 씨가 주목받으며 또 한 명의 리얼리티 스타를 탄생시켰다.

이번 시즌3는 이전 시즌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두 개의 지옥도를 비롯해, 이를 다운그레이드 시킨 환경적 변화, 첫날부터 천국도 데이트로 돌입하는 빠른 전개 등 '솔로지옥'의 변화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솔직하고 감정 표현에 충실한 출연자들은 제작진이 마련한 장치들과 제대로 시너지를 냈다. 기존 시청자의 반응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달라야 한다"를 모토로 시즌3를 이끈 제작진의 전략은 통했다. 두 PD는 "시즌4가 제작된다면 이번과는 또 다를 것"이라며 끝없는 변신을 다짐했다.

Q, 두 개의 지옥도라는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김재원 PD : 시즌 1, 2를 지나면서 어느 정도 알려지고 예상이 가능한 프로그램이 됐다. '시즌3는 다르게 가야한다'는 마음이 컸다. 출연자들 입장에서 "바뀌었다", " 이전과 똑같이 가지 않는다"라는 충격을 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천국도 상대를 선택할 때 전에 같이 갔던 사람 눈치가 보이니까 아예 물리적으로 분리하자, 그러면 더 자유롭게 나랑 맞는 상대를 탐구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서로의 존재를 모르게 아예 두 개로 지옥도를 나눴고 실제로 출연자들도 소름 돋는 놀라움을 느낀 거 같다.

Q. 시즌3는 이전 시즌과 달랐다. 편집에 있어 다르게 방향을 잡았나?

김재원 PD : 편집보다는 녹화가 다르게 된 거 같다. '시즌2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고, 캐스팅 단계 때도 '시즌2 어떻게 봤느냐'라고 물었을 때 "저라면 그렇게 안 했을 거 같아요"라고 답하시는 분들이 더 보너스 점수를 받았다. 그런 분들이 모여있다 보니 전 시즌과 다른 캐릭터들이 많았다. 시즌마다 특유의 분위기가 있고, 편집은 그걸 잘 정리해서 방송에 내는 과정일 뿐이다. 누구보다 솔직한 사람들을 뽑고 그들이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래서 전 시즌과 차이가 많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이슈가 되는 장면들이 '쟤, 얘, 얘' 발언이나 헬기신, 규리 씨 민우 씨의 다툼 장면 등이었는데, 생각해 보면 러브라인에서 중요한 장면이었다. 규리 씨와 썸을 타던 민우 씨가 마음을 접고 시은 씨를 선택하게 된 과정을 설명해 줘야 하는데, 이 장면이 빠지면 민우 씨가 이상해 지는 거다. 그런 뉘앙스를 잘 전달해줘야 모두의 감정이 잘 이해되기 때문에 최대한 살렸다. 편집이 아니라 사람이 달라진 거다.

Q. 캐스팅 과정에서 솔직한 사람을 뽑았다면 기준은 무엇이었나?

김재원 PD : 이관희 씨가 진짜 솔직했던 거 같은데, 제작진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드는 것 없이 장난도 치고 자신감이 넘치더라. "이성들에게 인기 많으세요?라고 물으면 "아이 뭐~" 이런 식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보통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들 얘기하시지 않나. 그런 부분부터 리얼리티 쇼에 나오면 굉장히 잘 맞겠다는 느낌이 확 왔다.

김정현 PD : 여성 출연자들의 경우도 시즌 1, 2에서는 소극적이고, 먼저 다가오는 남자를 원하는 여성들이 많았다면 시즌3에서는 자기가 더 적극적으로 쟁취하려고 하는 분들을 섭외하려고 했다. 전 시즌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왜 저렇게 밖에 못했나"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선택했다

김재원 PD : 그게 오히려 현실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했고, 출연자들도 그런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방송에서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단 걸 아시는 거 같다. 예전에는 부드럽고 포장된 모습을 보이려 했다면, 이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많이 나왔고 시청자와 상호작용도 많았다. 그 과정에서 솔직한 분들이 오히려 응원을 받고, 단점을 드러내도 결국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솔직함이 리얼리티의 정수라고 생각하고, 다음에도 그런 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Q. 출연자들이 솔직할 수 있는 환경이란 어떤 것?

김재원 PD : 그전까지는 지옥도가 글램핑 분위기였는데, 이번 시즌 더욱 거친 환경으로 다운그레이드 했다. 환경이 끼치는 영향이 있는 거 같다. 포장된 공간에서 진행되면 스스로도 좀 포장하게 되는 게 있어서, 이번에는 컨테이너 박스 하나만 두고 '여기 지옥이야. 날 것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해'라는 암시를 줬다. 식사도 당근 등 채소들만 제공해서 좀 더 절박하게, '아 내가 솔직하게 해야 나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유도했던 거 같다.

Q. MC들 멘트도 좀 직설적이었다. '막말 논란'도 있었는데?

김재원 PD : 출연자들이 아주 솔직하게 임해줬고 그에 따른 리액션도 당연히 솔직할 수밖에 없었다. 출연자들이 조금 미숙한 모습, 그러니까 대다수 분들의 비판을 받을만한 행동했을 때 그걸 억지로 포장하고 보호하려 하면 오히려 더 악플이 달리는 경향이 있더라. 차라리 프로그램 내에서 해소를 해주는 게 낫다. 답답할 때 누가 얘기를 해주면 '그래'하고 넘어가게 되지 않나. 그런 면에서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MC들이 재밌게 유쾌하게 풀면 그게 되려 출연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밸런스를 지키는 게 편집에서 중요한 부분인데, 그게 깨졌다는 비판이 있다면 제작진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려 한다.

Q. 이번 시즌 MC로 합류한 덱스 씨는 어땠나?

김정현 PD : 본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 준 거 같다. '밑천' 발언도 있었지만, 그만큼 진짜 본인의 생각을 말해 준 것이고. 덕분에 시청자들의 불편함이 해소되는 부분도 있었다. 자신의 연애관도 그대로 보여준 거 같다.

김재원 PD : '시즌2에 출연했기 때문에 시즌3 MC로 앉혔다.' 이거는 정말 적은 부분이다. 아마 그 시기 모든 프로그램 MC 후보 리스트에 덱스 씨가 있었을 거 같다. 신선하고 핫하면서 말을 논리적으로 하는 출연자라 어떤 PD라도 원했을 것. 그리고 MC들이 워낙 베테랑이고 경험이 많다 보니 스튜디오에 약간의 날것의 긴장감을 추가하고 싶었는데, 덱스라는 사람은 방송 활동을 이제 시작하는 분이기 때문에 시청자 쪽에 가까운 위치에서 자유롭게 활약해 줬다. 스튜디오에도 메기처럼 들어와서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 줬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캐스팅이었다.

Q, 데이팅 프로그램에서 메기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민지 씨에게 맡긴 이유는?

김정현 PD : 되게 솔직하고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늦게 들어가도 플러팅을 잘 하실 거 같았다.

김재원 PD : 출연진을 다 뽑아 놓고 메기 역할을 결정한다. 본인이 못 한다고 하면 안 시킬 거다. 민지 씨는 자기가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하셨다. 늦게 와서 활약하기 쉽지 않은데 너무 열심히 잘 해 주신 거 같다. 어떻게 보면 가장 고마운 출연자다. 마지막 완주까지 최선을 다해 주셔서 감사하다.

Q. 제작진이 생각하는 이번 시즌 최고의 장면?

김정현 PD : 저는 '얘, 쟤, 쟤' 장면이다. 제작진도 현장에서 놀랐던 발언이었다.

김재원 PD : 하정 씨랑 관희 씨의 첫 천국도 데이트. 연애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많이 보지만, 처음 보는 대화였다. 모든 멘트가 예측하지 못한 방향이었다. 썸을 타는 건지, 장난을 치는 건지, 싸우는 건지 헷갈리더라. 잘 맞을지 안 맞을지도 예측이 안 되는 장면이었다.

Q. '관희지옥', '관쪽이' 등 수식어가 많았는데, 제작진이 보는 이관희 씨의 매력은?

김재원 PD : '까'(안티)와 '빠'(팬)를 둘 다 미치게 한다.(웃음) 리얼리티 PD라면 누구나 섭외하고 싶어 할, 외국에서 왔나 싶을 정도로 특이한 캐릭터였다. 꾸며서 하는 게 아니었고, 심지어 성장까지 하는 캐릭터였다. 한 마디로 '리얼리티 스타'였다.

김정현 PD : MC들이 얘기했듯이 귀여우면서 재밌다. 유일하게 허세가 없다. 지질하지만 챙겨주고 싶은 매력이 있다.

김재원 PD : 대화를 할 때 이 사람이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예측할 수 없으니까. 그런 재미 때문에 계속 궁금하고 신경이 쓰이고. 다시 한번 더 얘기해 보고 싶은 그런 존재인 거 있다. "관희 씨 너무 싫은데 안 나오면 재미없어" 그런 반응이 많았는데 그게 바로 관희 씨 매력이 아닐까? 안 보이면 궁금하고 신경이 쓰이고.

Q. 이관희 씨는 시즌2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즌3에 출연하게 된 과정은?

김재원 PD : 시즌2 때 훈련 시즌이 겹쳤다. 구단주까지 만나서 설득했는데, 결국 상황이 안 돼서 못 했다. 때문에 이번 시즌 가장 먼저 연락을 드렸고 다행히 스케줄이 맞았다. 마침 창원 LG 성적도 좋았고 분위기가 좋아서 출연이 성사될 수 있었다.

Q. 지옥도보다, 천국도 비중이 월등히 커진 느낌인데, 밸런스 고민은?

김재원 PD : 고민 많이 했던 부분이다. 첫날 단체신이 없어진 게 변화 포인트 중 하나인데, 그게 클리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글로벌 팬들도 이해를 못 하더라. '왜 데이팅 프로그램인데 데이트 안 하고 같이 밥을 해 먹고 있지?'라는 반응. 한국 데이팅 쇼에만 있는 특징 같은 건데. 그게 속도가 느리다고 느끼시는 거 같다. 물론 천천히 설레며 다가가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번엔 다르게 가기로 했으니 없애고 빨리 진행했다. 시즌3가 시청 시간이 처음으로 7,000만 시간을 넘었다. 남의 나라 연애인데 많이 봐주셔서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이번 시즌 대체적으로 "설렘보다는 재미가 커졌다", "시트콤 같다"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베테랑 MC들 덕인 거 같다.

Q. 시즌4를 한다면 MC들은 그대로?

김재원 PD : MC들에 대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시청자가 원한다면 그대로 따를 것.

Q. 시즌1 때 의상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신경 썼을 것 같다.

김정현 PD : 의상은 출연자가 뭘 입을지 최대한 미리 보고 검수를 진행했다.

김재원 PD : 시즌1에서는 전혀 예상 못 한 논란이었지만, 시즌2부터는 꼼꼼히 봤다. 저희 프로는 옷을 보는 재미가 있는 프로라는 피드백도 있고, 여름이라는 핫한 바이브에 어울리는 멋진 의상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있어서 같이 논의하면서 진행했다. 다만 잠옷 같은 경우는 출연자가 자유롭게 준비했다.

Q. 출연자 나이대도 고려했나? 여성은 30대가 없었는데.

김재원 PD : 나이도 고려하지만 1순위는 아니다. 철저하게 매력과 자신감 위주로 하다 보니 나이 밸런스가 안맞는다는 말도 많았다. 맞추고 싶었지만 20대 후반 남성분들이 이미 다른 연애 프로 너무 많이 나가셔서. 다음 시즌을 하게 된다면 밸런스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

Q. 미인대회 출신도 많은 편인데? 대회 출신을 선호하는 편인가?

김정현 PD : 일부러 미인대회 출신을 찾는 것은 아닌데, 그분들이 언론에 노출도 많이 되고 자신감도 있어서 캐스팅이 잘 되는 거 같다.

김재원 PD : 아무리 매력이 있어도 미디어에 노출되고 싶지 않다는 분들도 있다. 대중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니 미인대회 출신 출연자가 자연스럽게 많아지지 않았을까. 섭외는 저희가 DM을 보내기도 하고, 대학이나 기관 홍보팀에 문의도 하고, 지인 추천을 받는 등 가능한 모든 경로로 알아본다. 민규 씨의 경우도 해경에 요청을 드려서 자체적으로 선별해 주신 분들을 면접을 거쳐 캐스팅했다.

Q. 시즌3까지 화제성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김재원 PD : 결국 출연자의 힘이다. 저희 프로는 더 그런 거 같다. 프리지아, 덱스, 이관희 씨처럼 재밌고, 매력 있고, 독특한 캐릭터가 끌고 가는 쇼다. '리얼리티 스타'가 매 시즌 꾸준히 나오는 포맷이고, 감사하게도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스타 자질이 있는 분들이 더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다. 그런 기대가 생명력인 거 같다.

김정현 PD : 한국 시청자 입장에서는 무인도에서 할 수 있는 시스템과 여름에 찍어 겨울에 보는 것이라는 점도 좋아해 주시는 거 같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핫한 분들이 출연하기에 시리즈에 대한 사랑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거라 본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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