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국 순회 장정 마무리…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

취임 초 '팬덤' 활용한 인기몰이
"중도 접촉면 많지 않아" 평가도

한동훈(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지막으로 연초부터 시작한 전국 순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에서도 당원들의 환호 속에 총선 승리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선거 승리를 위해 필수적인 중도 확장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에 온 뒤 쉬지 않고 전국의 길을 동료시민들과 함께 다녔다. 돌고 돌아 마지막으로 사랑스러운 도시 서울에 왔다"며 서울에서의 포부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2일부터 대전과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광주, 충북, 경기, 강원, 부산, 경남, 충남, 인천 등 전국 각지를 방문했다. 서울시당 신년인사회가 전국 순회 마지막 일정이다.

한 위원장은 그간 윤 대통령 언급을 피했던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통령과 서울특별시장을 보유한 당"이라며 "우리의 약속은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대통령께서 노후 아파트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임을 밝혔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기만 한다. 서울시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게 포퓰리즘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 위원장 발언에 당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한 위원장이 서울 마포을에서 정청래 민주당 의원과 맞붙을 후보로 김경율 비대위원을 소개할 때는 김 위원 이름을 연호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부산 방문 당시 자갈치시장에서 저녁을 먹고 지지자들과 함께 '셀카'를 찍기도 하는 등 팬덤을 적극 활용해 초반 인기몰이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 당시 좌천됐던 부산과 충북 진천을 비롯해 검사 특성상 여러 지역에서 근무하게 됐던 경험을 십분 활용, 모든 지역에서 연고를 강조해 '팔도의 아들'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총선을 앞두고 집토끼 단속부터 나섰지만, 내부에서는 '환호에 취하면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초부터 국민의힘과 한 위원장을 지지해온 당원들이 동원된 행사보다 선거 승패를 좌우할 중도층 민심 호응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아직 중도에 해당하는 사람들과 접촉면은 많지 않았다"며 "활동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날 한 위원장과 4선 이상 중진 오찬에서도 '이제부터 내실 있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